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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도하 한·일 결전 구자철·가가와 발끝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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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구자철(左), 가가와 신지(右)

역대 축구 한·일전은 라이벌 선수의 승패와 운명을 같이했다. 이제 구자철(21·제주)과 가가와 신지(21·도르트문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둘은 25일 오후 10시2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아시안컵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마주 선다. 두 동갑내기의 첫 만남인 이번 대결은 향후 10년 양국 라이벌사의 서막이나 다름없다.

 구자철은 이번 아시안컵 4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섰다. 반 박자 빠른 슈팅과 침투 패스 능력이 좋다. 이번 대회 16개의 슈팅 중 절반이 넘는 9개가 유효 슈팅이었다. 바레인·호주와의 경기에서 밀집 수비를 뚫고 골을 터뜨린 것은 빠른 슈팅 타이밍 덕분이었다. 인도와의 경기에서는 촘촘한 수비벽 사이로 지동원에게 패스를 찔러 넣어 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가가와는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았다. 부드러운 볼 터치와 간결한 마무리가 강점이다. 일본 J-리그 시절 가가와와 맞대결을 펼쳤던 이정수(알사드)는 “가가와는 수비수의 움직임을 역이용하는 리오넬 메시 스타일의 선수다. 볼을 잡고 돌아서게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구자철은 “우승을 위해 가가와는 물론 일본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가와는 “일본의 새로운 세대는 한국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역대 한·일 라이벌 계보=1970년대 한·일전은 김호와 가마모토의 대결이었다. 가마모토는 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7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일본에 동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그는 ‘터프가이 수비수’ 김호와의 대결에선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승자는 항상 한국이었다.

 이후 차범근과 오쿠데라가 라이벌사를 이어갔다. 차범근은 오쿠데라보다 매번 한 수 위였다. 덕분에 한국 축구도 일본을 압도했다. 홍명보와 이하라, 박지성과 나카무라 등도 라이벌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당시 일본 축구의 상징인 미우라를 막지 못해 0-1로 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도하=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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