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 대규모 환매사태 없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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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대우채권의 환매비율이 50%에서 80%로 높아짐에 따라 환매사태가 우려됐으나 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과 투신.증권사의 환매에 대비한 충분한 유동성 확보로 대규모 환매사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와 투신.증권사들은 오히려 환매비율이 95%로 높아지는 내년 2월에 환매가 몰리는 것보다는 이번에 어느 정도의 환매가 이뤄져 대우채 손실부담을 덜어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일 현재 일반법인과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채권 편입 공사채형펀드는 49조원으로 이 가운데 10∼15%가 환매된다고 가정할 경우 환매규모는 5조∼7조원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증권.투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유동성만도 17조6천293억원에 달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환매규모가 이같은 예상을 초과하더라도 채권시장안정기금의 한도확대를 통해 16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투신사가 보유한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이 투신사가 보유한 통안증권(10조원)과 국공채(9조원)를 6조원 규모에서 매입, 유동성을 지원할 방침이어서 최대 38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9일 현재 수탁고의 20%가 환매로 빠져나갈 경우에도 유동성 부족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유동성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비대우부분의 분리환매를 선별적으로 허용해왔다며 10일 이후 환매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경우 분리환매의 전면 허용을 검토, 빠르면 이달말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개인 및 일반법인 수준의 대우채 환매 허용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반법인과 금융기관 사이의 적절한 수준에서 환매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환매자금의 투신권 재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대우채권 편입 공사채형펀드 가입자가 전액 환매해 하이일드펀드(그레이펀드)에 가입하는 경우 환매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주식형펀드로의 추가전환도 금주중 허용하기로 했다.

투신사들과 증권사들은 환매규모 등을 예측, 이에 대비해 확보해둔 유동성을 재점검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그러나 정부가 내년 2월의 95% 환매까지 지급을 보증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환매사태로 투신.증권사의 유동성 부족 현상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투신사 관계자들은 “적정수준에서 환매가 이뤄지고 환매된 자금이 다시 주식형이나 하이일드펀드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나치게 환매가 이뤄지지 않다가 내년 2월에 다시 환매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환매규모가 작아질 것을 우려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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