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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하루 여행 ① 포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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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이틀이다. 그러나 1박2일 떠나는 가족여행은 부담스럽다. 하루는 가족과 함께 놀러 나가도 나머지 하루는 집에서 쉬고 싶은 게 모든 아빠의 하나같은 마음이다. 가족이 떠나는 주말 여행은 그래서 멀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그러나 여행기사는 대부분 멀리 떠난다. 그림 좋은 명당을 찾아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새 시리즈를 기획했다. ‘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하루 여행’. 서울·수도권에 사는 한 가족의 당일 나들이 여정을 콕 집어 제안하는 연재 기획이다. 장소는 이동 시간을 고려해 경기도로 한정했다. 올 한 해 한 달에 한 번씩 경기도에 숨어 있는 나들이 장소를 경기관광공사 추천을 받아 소개한다. 시간표도 짜주고 할인 혜택까지 얹어준다. week& 오늘 지면을 챙겨서 떠나면 된다.

글·사진=손민호 기자

‘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하루 여행’ 첫 순서로 포천시를 골랐다. 포천을 여행하는 방법을 테마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눴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를 골라 그대로 떠나도 좋고, 마음 내키는 데만 갔다 와도 좋다.

# 겨울을 즐기는 방법

포천은 겨울에 가야 한다. 온천도 있고 스키장도 있다. 겨울 포천을 즐기는 방법을 제안한다. 오전 8시쯤 베어스타운(www.bearstown.com) 스키장으로 출발한다. 서울시청에서 42㎞ 거리다. 베어스타운은 강원도 스키장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슬로프 10개를 갖췄고 각종 할인 혜택도 많아 매니어가 제법 탄탄하다.

 여기서 오전에 눈썰매를 타고 논다. 눈썰매 전용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400m 길이의 슬로프를 내려오는 코스는 어른에게도 짜릿하다. 한두 살배기 아기를 위한 미니 눈썰매장도 있다. 점심은 베어스타운 안이나 근처에서 해결한다.

 점심을 먹고 산사원(www.sabsawon.co.kr)으로 이동한다. 베어스타운에서 15분 거리다. 산사원은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전통술 문화센터다. TV 연속극 ‘신데렐라 언니’ 촬영장으로 소개되면서 최근 손님이 부쩍 늘었다. 입장료는 없지만 의외로 구경거리가 많다. 눈 쌓인 설원 위에 놓인 대형 술독 50여 개는 독특한 설경을 연출하고, 전통술박물관은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중 가격보다 싸게 전통술을 살 수 있고, 1000원을 내고 잔을 사면 무한 시음도 가능하다.

 산사원에서 다시 북쪽으로 20분 가까이 올라가면 일동 온천지구다. 여기서 허가받은 온천탕은 단 하나다. 일동제일유황온천. 시설은 대형 목욕탕 수준이지만 유황 성분이 함유된 수질은 인정을 받는다. 온천에서 언 몸을 녹였으면 배를 채울 차례다. 온천에서 10㎞ 채 안 되는 곳에 이동갈비촌이 있다. 줄줄이 늘어선 갈비집 중에서 어디를 갈까. 가장 오래된 집이 ‘느티나무갈비’다. 고기는 호주산을 쓰지만 1인분(2만4000원)에 400g이나 준다. 일정대로 움직이면 식사가 끝나도 오후 8시다.

1 포천 아트밸리 탐방로에서 바라본 막걸리병 이글루. 눈에 덮혀 잘 안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빈 막걸리병을 차곡차곡 쌓은 게 보인다. 2 산사원의 술항아리. 3 불빛 축제를 열고 있는 허브 아일랜드 야경. 4 허브 아일랜드 안에 있는 허브 박물관 모습. 5 포천 아트밸리 안을 운행하는 모노레일. 6 베어스타운에서 눈썰매를 즐기는 아이.

 # 가족과 즐기는 현장학습

포천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아이들 방학숙제용으로도 좋은 데가 곳곳에 숨어 있다. 아이들 현장학습을 테마로 포천 여행을 떠난다.

 오전 8시쯤 나와 포천 아트밸리(www.artvalley.or.kr)로 향한다. 서울시청에서 56㎞ 떨어져 있다. 포천 아트밸리는 생생한 환경교육 현장이라 할 만하다. 폐채석장이 그럴 듯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포천은 예부터 화강암 산지로 이름이 높았다. 포천에서 캔 화강암으로 청와대를 지었고 국회의사당을 올렸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흉물스러운 몰골로 방치돼 있던 이 채석장을 포천시가 2005년 문화예술 공간으로 개조했다. 155억원을 들여 돌문화전시관을 비롯해 조각공원·야외공연장 등 각종 시설을 세웠다. 포천 아트밸리가 자랑하는 명소는 천주호다. 화강암을 캐려고 팠던 웅덩이에 물이 고여 거대한 호수가 형성됐는데 그 깊이가 20m가 넘는다. 그 안에서 도롱뇽·가재·버들치 따위가 노닌다. 아트밸리 안을 운행하는 모노레일이 있다.

 오전에 포천 아트밸리를 관람하고 30분 거리에 있는 이동갈비촌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동갈비촌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20분쯤 내려오면 산사원이다. 산사원을 체험한 뒤 오후 4시쯤 되면 허브아일랜드(www.herbisland.co.kr)로 출발한다. 약 28㎞ 거리다. 허브아일랜드는 허브를 주제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다. 10만 평 대지 위에 예쁘게 꾸민 식물원·박물관·체험장·카페·빵집 등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허브아일랜드를 저녁 때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겨울마다 불빛 축제가 열린다. 색색 조명 300만 개가 화려하게 단지를 밝혀 여느 테마파크 못지않은 풍경을 자아낸다. 저녁은 허브아일랜드 안에서 먹는다. 마늘스틱(3000원)은 줄 서서 사야 한다. 오후 8시면 일정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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