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종목매수…'흐름을 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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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이 주로 사고파는 종목과 외국인.기관들이 선호하는 종목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성적이 월등하다. 더구나 약세장에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주로 개인투자자다.

그 이유는 손절매(損切賣) 원칙을 무시하고 너무 조급하게 투자하는 습관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의 진단이다. 지난 7월 개인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습관을 마치 병을 고치듯이 치료하겠다는 취지에서 설립된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가 제시하는 성공적인 주식투자법을 알아본다.

◇ 손절매 원칙을 지켜라〓많은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 얼마를 벌면 팔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주식을 사는 경우라도 반드시 주가하락에 대비하여 얼마나 떨어지면 주식을 팔겠다는 원칙을 정해놓는 것이 좋다.

서울에 사는 가정주부 A씨의 경우 올초 한 의류업체의 주식 5백주를 주당 1만2백원에 샀다. 하지만 이 주식은 최근 주당 2천7백원대까지 떨어져 A씨는 무려 70%의 원금손실을 보고 있다.

A씨가 손해를 본 이유는 바로 '밑지고는 팔 수 없다' 며 무작성 버텼기 때문이다. 만약 '주가가 10% 떨어졌을 때 전체 보유주식의 50%, 주가가 15% 하락했을 때 나머지 50%를 정리한다' 는 나름대로의 손절매 원칙을 정해 놓고 이를 지켰다면 어땠을까. A씨는 주가가 8천5백원~9천원선으로 떨어졌을 때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줄이고 나아가 부담없이 다른 주식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 오르는 주식을 사라〓지난 97년 9월초 700선이었던 종합주가지수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계속 하락했다. 600, 500선이 무너지면서 '이제는 저점' 이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주가지수는 98년 6월 400 포인트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당시 폭락한 주가지수가 99년에 1, 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주가는 오르고 내릴 때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정보력이 뒤지는 개인들이 그 이유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유를 알려고 들기 보다는 그 흐름에 편승하라는 것이 이 센터가 제시하는 처방의 핵심 중 하나다.

클리닉센터는 주식을 살 때는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최고 한도를 정해두고 처음에는 절반 정도만을 사며, 오르는 추세를 봐서 남은 자금의 20%나 10%씩 점차 비율을 줄여가며 더 사 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매입 시점마다 손절매 가격을 정해 두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다. 구체적인 매수시점은 10일이나 20일 등 일정기간을 정해 놓고 주가흐름을 지켜보다 추세선상에서 새로운 고가(高價)가 나타나는 때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클리닉센터 김귀헌 과장은 "손절매 폭이나 매수시점 판단기준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 며 "중요한 것은 사전에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는 자세" 라고 강조했다.

◇ 오를 때는 느긋하게 기다려라〓주식이 오를 때 파는 것은 사업이 잘 되는데 정리하는 것과 같다고 투자클리닉센터는 지적한다. 20%의 수익률에 만족해 일찍 팔아치운 주식이 나중에 2~3배 이상 올랐다면, 이것도 투자실패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클리닉센터측은 "주가가 오르는 시점에서 주식을 산 경우 20%정도 올랐을 때 바로 처분하기 보다는 느긋한 자세로 주가가 꺾이는 추세를 충분히 확인한 뒤 팔아야 한다" 고 조언했다.

물론 주가가 조금 오르면 이런 투자방식으로 큰 이익을 낼 수 없지만 자신이 산 종목 중 하나라도 크게 오르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

김지민 투자클리닉센터 원장은 "이같은 자세를 가져야만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이고 상승장에 동참해서 이익을 낼 수 있다" 며 "손절매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 자주, 조금씩, 적게 잃고 한두 종목에서 크게 벌 수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이같은 원칙을 실천하기 어렵고 종목 선택의 중요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세 상승장에서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도 상당하다. (문의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567-4411)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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