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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서울·경기권 외고 입시로 본 2012학년도 대비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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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2011학년도 외국어고 입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미달 학교가 발생했다. 서울권 외고는 3.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2010학년도 입시에 비해 절반 수준(1.4대 1)으로 경쟁률이 하락했고, 경기도권 외고 역시 2010학년도 3.8대 1에서 2011학년도에는 2.4대 1로 떨어졌다.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만으로 모집정원의 1.5~2배수를 걸러내면서 영어 내신에 부담을 느낀 상당수 수험생이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권 외고는 중하위권 외고의 경쟁률 하락폭이 컸던 반면 경기권에서는 하향 안정 지원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서울·경기권 외고 모두 영어와 중국어 등 기존 인기 학과보다는 독일어·스페인어 등 비인기 학과의 경쟁률이 높았다.

최석호 기자

2011학년도 입시 특징 분석

# 영어 내신 서울권은 평균 1.6등급, 경기권은 1.63등급 이내= 경쟁률과 마찬가지로 영어 내신성적에서도 서울권 외고는 상향 지원, 경기권 외고는 하향 지원 현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하늘교육이 서울권 외고 합격생 422명과 경기권 외고 합격생 340명을 대상으로 한 영어 내신성적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권 외고 1단계 합격생들의 영어 내신성적은 대원외고가 4학기 평균 1.3등급으로 가장 높았으며, 대일외고 1.4등급, 명덕외고 1.5등급 순이었다. 반면, 경기권 외고의 경우 김포외고와 동두천외고가 각각 1.28등급과 1.38등급으로 높았고, 기존 상위권이었던 경기외고와 안양외고는 각각 1.39등급과 1.77등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 서류심사에선 학업계획서, 지원 동기가 가장 중요= 학업계획서와 지원 동기, 봉사·체험활동, 독서활동, 교사추천서 등을 토대로 한 서류심사에선 평소 자신만의 공부습관과 방법, 학습 지속 가능성 등을 부각시킨 학업계획서가 당락의 실질적인 변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고에 대한 지원 동기가 학업계획서의 내용과 얼마나 부합하는가에 따라 평가가 엇갈렸다.

# 면접, 서류 중심으로 이뤄져= 면접과정에서는 개인별로 3~4가지 질문을 5분 내외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면접관은 3명이었고, 학교·학과에 따라서는 교실을 이동해 2~3차례 면접을 실시하기도 했다. 주로 학생이 작성한 학업계획서를 중심으로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발전 가능성을 평가했다. 지원 동기와 공부 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요 질문이었다.

2012학년도 입시 전망

# 1단계 통과 인원 증가 가능성= 2011학년도 입시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학교가 생겼고, 경쟁률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2012학년도에는 1단계 통과 인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1단계 통과 인원이 늘어날 경우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영어 내신성적 합격선은 낮아지고, 면접과 서류심사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2011학년도부터 실시된 학과별 선발에 따라 심화된 눈치작전과 경쟁률 미달에 따른 ‘무임승차 합격’ 문제가 있어 영어 내신 커트라인 지정 등 전형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1학년도 입시에선 일부 학과의 경우 지원자 전원이 합격하고, 특정 학과는 영어 내신 수준이 높아도 불합격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 자율형 사립고 내신 강화하면 외고 지원자 내신도 전반적 상승 가능= 자율형 사립고는 평준화 지역의 경우 학교 내신성적이 30~50% 이내면 지원 가능하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합격생을 선발했다. 그러나 2011학년도 서울권 자율형 사립고 27개교 중 10개 학교가 미달되는 등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학교 내신 지원선을 강화하는 정책이 검토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외고와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하는 학생들 사이에 내신 경쟁이 심화되면서 외고 지원자들의 영어 내신 수준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 수능 난이도 높아져 경쟁률 오를 수도= 2011학년도 대입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벌써부터 “외고 출신들이 정시모집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주요 대학이 모집정원의 70% 정도를 수능이나 논술, 특기자 중심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외고 선호도는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형 사립고의 저조한 경쟁률 추이까지 고려하면 2012학년도 입시에서는 경쟁률이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2학년도 외고 입시 대비

# 4개 학기 영어 내신 평균 2등급 이내로= 2012학년도 입시에서도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단계 통과 인원 수가 증가될 경우 합격생들의 평균 영어 내신성적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 임 이사는 “아무리 1단계 통과 인원 수를 늘린다고 해도 4개 학기 영어 내신 평균은 2등급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며 “경쟁률 상승 등의 변수를 감안한다면 1등급 중반대는 돼야 합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학업계획서·지원 동기 등 서류 내용의 일관성이 중요= 서류를 작성할 때는 항목 간의 내용이 연관돼 있어야 한다. 외고·학과 지원 동기와 학습계획, 준비과정이 학생의 장래 희망과 연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당 이투스청솔학원 중등부 이석근 상담실장은 “미래에 선택하게 될 직업군을 분명히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외고에서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연결시켜야 한다”며 “중학교 시절 체험·독서활동과 학업과정 또한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 면접, 서류 작성 단계부터 준비해야= “면접을 준비하면서 시사상식 공부를 했지만, 실제 면접에서는 서류와 관련된 질문만 받았습니다.” 올해 명덕외고 중국어과에 합격한 이창민(서울 경인중 3)군의 말이다. 면접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자신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숙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서류에 기재한 내용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정리하고, 추가 질문에 대비해 관련 배경지식까지 쌓아둬야 한다.

2012학년도 외고 입시 전략

1. 영어 내신 성적은 4%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아라.

2. 서류는 학업계획서와 지원동기 부분에 집중해 준비하라.

3. 외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영어 내신이다. 학업에 지장을 줄 정도의 독서활동과 체험활동에 집중하는 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4. 전년도 학교별 면접문항을 반드시 체크하고, 맞춤식 준비를 하라.

5. 면접은 서류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서류를 작성하면서 면접관의 질문을 예상하는 습관을 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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