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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마후라’ 말고 ‘목도리’를 두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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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초강력 한파가 몰아치는 요즘 외출 시 없어선 안 될 것이 목도리다. 목도리로 목을 감싸기만 해도 한결 따뜻하게 느껴진다. 여차하면 입과 귀까지 싸맬 수 있으니 아주 유용한 장비다.

 이 목도리를 ‘마후라’라고 부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마후라’는 목도리를 뜻하는 영어 ‘머플러(muffler)’를 일본 사람들이 옮긴 말로,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마후라’란 이름이 입에 밴 데는 ‘빨간 마후라’의 영향이 크다.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한 공군대령이 추위를 막기 위해 붉은 비단 천으로 만든 목도리를 한 것이 계기가 돼 빨간 목도리, 즉 ‘빨간 마후라’가 전투기 조종사의 상징이 됐다.

 64년 공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빨간 마후라’가 성공하면서 ‘마후라’라는 이름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영화에 삽입된 ‘빨간 마후라’란 노래가 유행하면서 더욱 그랬다.

 이제 와서 전투기 조종사와 공군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빨간 목도리’로 바꾸기는 좀 뭣한 측면이 있다. 일상적으로 목도리를 칭할 때만이라도 ‘마후라’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동차의 ‘마후라’ 역시 일본식 발음으로 ‘소음기’라 불러야 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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