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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기업 투자 노하우…‘위험성’ 불구, 엔젤투자 최근 크게 늘어

중앙일보

입력

누구든 돈을 벌려 한다. 한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자신의 본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괜찮은 기업의 임원까지 오른다면 누구든지 이 사회에서 중상류층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창업을 통해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본업 이외의 재테크를 소홀히 한다는 것도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주위의 직장동료를 보자. 같은 수준에서 출발하고도 김과장은 강남의 40평짜리 아파트에서 사는 반면 나는 아직도 전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한탄해 본 적은 없는가. 재테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물론 본업에서 충분한 소득을 거둘 수 있으면 재테크에 대한 필요가 그만큼 감소할 터이지만 그러한 수준에 달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그 소수에게조차도 재테크란 중요한 과제이다.

지금처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컸던 적도 없으리라. 장래는 불안하고 필요한 돈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나 주업에서 나오는 소득만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매체가 온통 돈벌이 안내로 부산하고 증권사 객장은 투자자로 붐비며 괜찮은 아파트 분양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세상이 온통 배금주의로 물들어간다는 한탄도 있을 수 있으나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돈벌이 방법에 대한 논의를 천박한 것으로 치부해 쉬쉬하느니보다는 오히려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파이낸스사태 등 재테크 사기 피해를 얼마라도 줄이는 것이 좀더 진취적인 접근법이 아닐까.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 하는가. 신문이나 잡지의 재테크면을 보자. 예외없이 주식, 부동산, 예금이라는 세 가지로 구성돼 있는데 이렇게 나누는 것을 재테크 3분법이라 한다. 뮤츄얼펀드, 수익증권, 채권투자 등도 곁들여 소개되지만 이들도 위의 세 가지 분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먼저 주식을 보자. 개인 투자자가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를 때는 적게 먹고 내릴 때는 크게 터진다. 주식에 일단 손을 대면 투자금액은 날로 커지고 하루하루의 주가등락에 일희일비하느라 본업을 소홀히 하기 십상이다.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부동산 투자의 신화도 이제는 저물고 있다. 예금금리는 너무 낮아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존재가치가 날로 퇴색되고 있다.

뭔가 새로운 투자수단이 없을까. 기존의 재테크 방법이 가진 한계로 인해 혹은 이들에 식상한 나머지 새로운 재테크 수단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구조조정펀드도 나오고 벤처펀드도 나온다. 인터넷을 통한 주식공모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몰린다.

그런데 이름은 각기 달라도 이러한 것들은 바로 하나의 투자대상을 대표하고 있다. 바로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통계는 없지만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시장은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시장보다 최소 몇배나 되는 큰 규모일 것이다.

그 동안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는 대부분 창업투자회사나 관련기업, 친지나 친척, 일부 금융기관 등에 의해 이뤄져 왔다.

그러나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선제투자, 길목을 지키는 투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대규모 엔젤클럽이 문을 열게 되면서 비상장기업, 특히 벤처기업에 대한 개인의 엔젤투자가 점차 활기를 띠어 가고 있다.

왜 엔젤투자를 하는가. 엔젤투자란 창업 초기의 벤처기업에 투자해 그 기업이 성공한 뒤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이다. 창업 초기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그 어느 투자보다 위험성이 높다. 창업기업이 성공하는 확률은 10%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위험성이 높은 데도 투자회수의 시기조차 어느 때가 될지 모른다. 위험성과 회수곤란이라는 투자수단으로서는 가위 치명적인 결점에도 불구하고 비상장기업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투자성공의 대가가 그 어느 투자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크기 때문이다. 야후, 이베이, 에이홈 등 미국의 인터넷관련 벤처기업들이 엔젤투자자에게 수십 배의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는 얘기는 더 이상 전설이 아니다. 미국에서 90년대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다름아닌 벤처펀드였다.
문의 02-316-3437·이메일 02993@ kcci.or.kr

백중기 서울엔젤그룹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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