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국대의료원 백기청 환경보건센터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최근 천안지역 어린이들의 혈중 납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어린 아이의 부모들을 포함한 시민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연구결과 발표와 함께 조사를 진행한 단국대의료원 환경보건센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백기청 센터장을 만나 센터의 업무와 지역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혈중 납 농도’ 어떻게 조사 됐나.

단국대의료원 백기청 환경보건센터장이 천안지역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가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과 서울, 인천, 대구, 여수, 제주, 부산, 광주, 정읍, 목포 등 전국 어린이집 아동 6068명을 대상으로 환경 노출로 인한 피해를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결과 천안지역 아동의 혈중 중금속 가운데 납 농도는 2.09㎍/㎗로 전국 평균 1.68㎍/㎗보다 24.4%나 높게 나타났다. 특히 천안지역 초등생 3만343명을 대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조사한 결과 1808명이 증상을 보였으며 자폐성 장애는 1608명, 중복장애는 784명에 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서도 지난 5년간 자폐증으로 치료를 받는 아동 수는 2배, ADHD는 4배 가량 증가했다. 현재 정확한 원인분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국대 환경보건센터는 어떤 곳인가.

 “2007년 환경부로부터 환경성 질환 연구기관으로 지정받아 소아 신경행동발달장애와 환경 유해인자와의 관련성 여부를 연구해오고 있다. 환경성 질환인 소아 신경행동발달장애는 신체 및 정신이 해당하는 나이에 비해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ADHD나 자폐증, 언어장애, 학습장애 및 정신지체 등의 증상을 보인다. 환경보건센터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중금속과 지속성 유기화합물, 농약, 공기오염 등과 같은 환경위험요인들이 ADHD나 자폐성 장애, 소아 우울증의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센터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이 있나.

 “지난해 1월 수면다원 검사실을 개소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주간 졸림증, 불면증 등 수면과 관련된 질환 및 장애를 찾아내고 수면의 양과 질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수면장애의 진단에서 각광받고 있는 검사다. 어린이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ADHD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고, ADHD의 20%가량이 수면무호흡 증상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수면 다원검사를 통한 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수면장애의 증상 및 원인을 파악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밖에도 국제 심포지엄 개최, 자연 체험 속 건강 찾기 캠프 등 다양한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다. 또 환경보건센터 협의회 총회를 열어 각 기관의 연계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환경보건정책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기도 했다. 환경부에서도 적극 참석해 총회가 진행됐다. 또 다양한 공개강좌도 진행한다.”

-조사, 연구에 어려운 점은.

 “ADHD나 자폐증 진단에 대해 부모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들도 역학조사 결과에 대해 조심스러워한다. 그래도 조사를 하고 나면 결과에 만족하지 않아도 조사나 연구한다는 사실 자체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기존에는 소규모 샘플 조사가 많았다. 대규모는 거의 세계 최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정확성이 높아진 것이다. 각종 질환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려 하니,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포부를 듣고 싶다.

 “앞으로 소아과 정신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 전국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 현재 서울과 대구, 광주와 협약을 한 상태다. 중금속 호르몬 결합 물질과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 전국 규모 조사를 예정하고 있다. 환경 소아 발달장애 연관성 및 치료 방법이 세계 최고수준인 센터를 만들겠다. 개개인의 치료를 떠나 공중보건의 개념으로 운영할 것이다.”

백기청 센터장은= 55세.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정신과를 전공했다. 88년부터 94년까지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근무했다. 94년 단국대에서 전임강사로 시작해 조교수, 부교수, 정신과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부원장을 받고 있다. 98년부터 2000년까지는 미국 하버드 의대 정신과 강박장애클리닉을 연수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단국대학교의료원 환경보건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건강관련행태와 관련된 인지, 행동 및 실제 건강상태에 건강교육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6개월 추적조사를 통한 한국과 독일의 횡문화적 비교,한국과학재단) ▶한국 정신과 환자의 유전자은행 ▶평택 미군기지 주변지역 주민건강조사 연구 등의 연구업적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