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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달인 vs 로펌 CEO “젊은 변호사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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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보세요, ○○○ 변호사님이시죠. 투표에 꼭 나오실 거죠.”

 요즘 서울지역 변호사들에게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변협 회장 후보 측의 전화가 걸려온다. 차기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신영무(66·사법시험 9회) 변호사와 하창우(56·사법시험 25회) 변호사가 오는 27~31일 치러지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후보 선출 투표를 앞두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판사를 거쳐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을 맨손으로 일궈낸 CEO형 법조인이다.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가 선거전에 뛰어든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하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개업을 한 ‘개인 변호사’ 출신이다. 14년간 변협 총무이사·공보이사와 서울변회 회장을 역임하며 7번의 선거를 경험했다.

 두 변호사는 이번 선거전에서 30~40대 변호사들의 표심을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이유는 서울지역 변호사 7400명 중 연수원 30~39기 출신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30기 안쪽의 고참들이 이미 경력과 인맥으로 굳어진 고정표라면 매년 수백 명씩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주니어 변호사들은 부동표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으로 2012년부터 1500명 이상의 법조인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세대다.

 이들을 겨냥해 신 변호사는 “중심을 잡아줄 버팀목이 되어 젊은 기수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로클럭(law clerk·재판연구관)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청년변호사 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또 로스쿨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변호사시험 출제에 변협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공약이다. 하 변호사의 경우 국회 입법보좌관제와 정부 부처 법무담당관제를 신설해 일자리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또 “로스쿨 입학 정원 대비 변호사시험 통과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고 다짐한다. 신 변호사가 조직과 인맥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데 반해 하 변호사는 하루에 250명씩 변호사들을 만나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서울변호사회 회장엔 7명 출사표=서울변호사회 회장 선거에는 지금까지 7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평소보다 많은 후보가 난립하면서 사상 유례 없는 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호 번호 순서로 ▶최정환(50·사법시험 28회) ▶정태원(56·25회) ▶오욱환(50·24회) ▶윤상일(54·19회) ▶조용식(50·25회) ▶나승철(33·45회) ▶김갑배(59·27회) 변호사 등이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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