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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233> 건강보험 혜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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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매달 꼬박꼬박 건강보험료 내시죠. 그럼,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도 잘 알고 계시나요. 관련 통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가입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질환은 감기(비입원치료)와 치핵(입원치료)입니다.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백내장, 제왕절개가 뒤를 잇습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마귀처럼 작은 질환부터 고통을 주는 큰 질환까지 보장받을 수 있답니다. 아는 만큼 누릴 수 있는 건강보험 혜택을 소개합니다.

황운하 기자

국내 모든 진료의 70%는 건보 혜택

건강보험은 의료비용 부담을 덜어 주는 사회보장제도다. 건강보험 가입자에게서 보험료를 납부받아 재원을 조성한다. 이 돈으로 환자에게 보험료를 지급,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준다.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국내의 건보 대상자는 지난해 10월 기준 4856만1000명이다. 이들이 낸 보험료는 25조9474억원이다.

우리의 건보제도는 1977년 ‘의료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행됐다. 직장인에게만 적용되다 89년 자영업자(지역 가입자) 등 전 국민으로 확대됐다. 2000년 7월 1월 직장·지역 의료보험의 재정이 통합되며 현재 같은 건강보험이 됐다. 국내 건강보험의 역사는 100년 이상 된 선진국보다 짧지만 보장성은 높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진료 중 약 70%에 대해 혜택받을 수 있다.

환자는 병원 규모에 따라 총진료비의 30~60%만 부담하면 된다. 입원을 하면 본인부담률은 일괄적으로 20%로 준다. 특히 암환자 등 중증질환자, 희귀난치병 환자(163개 질환)는 총진료비의 5~10%만 부담하면 된다.

[일러스트=강일구]

안검하수증 고치는 쌍꺼풀 수술

코미디언 임하룡·박명수, 골키퍼 정성룡, 탤런트 박민영…. 이들의 공통점은 일명 ‘쌍꺼풀수술’로 알려진 ‘안검성형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병원에서 동일한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지불해야 할 치료비는 모두 다를 수 있다.

안검성형술이 눈매를 또렷하게 만드는 미용 목적이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반면 눈꺼풀이 처져 ‘거적눈’이라고도 하는 ‘안검하수증’ 때문이라면 건강보험 적용이 돼 수술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안검하수증은 눈꺼풀을 올리는 위 눈꺼풀의 올림근 힘이 약해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노화에 따른 피부 늘어짐, 뇌종양과 뇌출혈에 따른 신경마비, 근무력증도 원인이다.

정면을 주시했을 때 위 눈꺼풀이 동공을 침범하거나, 말초신경 손상이나 마비가 없는데도 눈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면 수술과 약물치료 모두 건강보험 대상이다.

부정교합 치료하는 턱수술

위턱과 아래턱은 얼굴의 기본 골격이어서 위치와 형태에 따라 생김새를 좌우한다. 정상적인 턱은 위턱이 아래턱보다 조금 커서 윗니가 아랫니를 살짝 덮는다. 하지만 아래턱의 성장이 과도하게 이뤄져 위턱보다 튀어나온 사람도 있다. 일명 ‘주걱턱’이다.

  턱의 균형이 깨지면 위아래 치아 교합이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생긴다. 결국 발음이 새고 음식도 씹기 힘들어진다. 아래턱이 너무 작은 ‘무턱’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턱 선을 ‘V’라인으로 만들고 얼굴 크기를 줄이는 미용 목적이 아니라 부정교합을 치료하는 턱수술은 건강보험 혜택 대상이다. 턱수술은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면 1000만원 정도 드는 고비용 치료다.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위턱과 아래턱의 전후 교합차가 10㎜ 이상 나야 한다. 외상이나 종양으로 인한 후천적 안면 기형도 보험급여 대상이다.

걷는 데 불편주는 티눈·사마귀

우리 몸에 뿌리내려 찰거머리 같은 불청객이 된 ‘티눈’과 ‘사마귀’도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티눈은 손이나 발의 피부에 기계적인 자극과 마찰이 지속되면 발생한다. 맞지 않는 신발을 신거나 오래 걷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또 글을 쓰는 직업에서도 잦다. 자극받는 피부에 각질이 생기다가 결국 원뿔 모양으로 피부에 박힌다. 사마귀는 피부가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된 것이다. 손·발·다리·얼굴에 생기고 성관계를 통해 성기에도 움튼다. 티눈과 사마귀는 발에 생겨 보행에 불편을 줄 때만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얼굴 피부에 도드라진 여드름이 심하다면 역시 건강보험 대상이다. 여드름의 원인은 피지선의 왕성한 활동, 호르몬, 세균, 유전, 음식, 스트레스 등 복합적이다. 여드름 중에서도 심한 농양(고름)이 생겨 절개해 치료를 받았다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치주병’ 치료하기 전 스케일링

잇몸이 심하게 붓고 피가 날 정도라면 치과를 찾아보자. 치아를 뽑는 주요 원인인 치주병일 수 있다. 치주병은 잇몸 염증을 일으키고 잇몸 뼈까지 녹인다. 치주병은 입속 세균인 치태(플라크)가 치아에 쌓이고 시간이 지나 돌처럼 굳은 치석 때문에 발생한다.

 치주병을 일으키는 세균은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타액에 섞여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면 급성폐렴을 일으키기도 한다. 치주병이 있으면 폐렴 발생률이 네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치주병은 임신부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 연구 결과 치주병이 있는 임신부는 37주 미만의 조산과 2.5㎏ 미만의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높았다. 이처럼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치주병을 치료하기 전 치석 제거는 필수다. 이때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은 보헙급여가 된다. 하지만 예방적 목적의 스케일링은 제외된다.

복강경수술·만성피로증후군도 해당

수술이 예정돼 있는데 큰 흉터와 출혈 때문에 불안하다면 ‘복강경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배에 5~10㎜ 지름의 구멍 몇 개를 뚫은 뒤 수술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면서 암 등 다양한 수술을 하는 복강경도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복강경수술은 배를 열고 진행하는 ‘개복수술’보다 절개 부위와 출혈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빠르다. 위암을 개복수술로 하면 식사까지 4~5일 걸리지만 복강경은 2~3일이면 가능하다. 수술이 부담스러운 노인 환자들에게 이점이 많다. 가슴에 구멍을 뚫어 폐·심장 등을 수술하는 흉강경도 역시 보험 적용이 된다.

 환자는 수술 전 의료진과 상의해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두 수술의 수술비는 똑같다. 하지만 복강경수술 시 추가로 발생하는 재료비는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의 불편감을 줄인 ‘수면내시경’도 보험 혜택이 있다. 내시경 검사를 하는 신체 부위 어디든 적용된다. 하지만 수면에서 깰 때까지 회복실에서 제공되는 진료비는 환자가 부담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가 수개월간 지속되는 ‘만성피로증후군’도 건강보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선 1000명에 3~4명의 만성피로증후군 환자가 보고된다. 심리·행동·약물요법 등 다양한 치료가 시도된다. 일시적인 육체노동이나 과로 때문에 찾아온 단순한 피로는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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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대로 보험 혜택 받았는지 확인하려면

‘진료비가 많이 나온 것 같은데 제대로 청구된 것일까’ ‘비급여로 받은 진료가 건강보험 혜택이 되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 같은 의문이 든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문을 두드려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수많은 환자를 본다. 이 때문에 진료비 산정 시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다. 심평원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 간 진료비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진료비 확인 요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환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의료기관에서 받은 진료가 건강보험 대상인지, 의료비가 기준에 맞게 청구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들어간 뒤 왼쪽 상단의 국민서비스→진료비 확인 요청에 들어가 신청서를 작성한다. 그 다음 진료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진료비 영수증이 필요하다. 진료비 영수증 사본을 팩스 등으로 건강심사평가원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영수증을 분실했다고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5년 내에 진료받은 내용이라면 병원에 요청할 수 있다. 의료기관들은 건강보험요양급여 기준에 따라 환자의 진료가 끝난 날부터 5년간 진료비 계산서를 보관해야 한다.

진료비 확인 요청을 접수받은 심평원은 의료기관에서도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심사한다. 만약 의료기관이 진료비를 잘못 청구했거나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료를 비급여로 진행했다면 환수해 환자에게 돌려준다. 문의 164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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