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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장포 54발 동시발사 … 축구장 5개 면적 초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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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이 도발할 경우 공격 원점을 타격하겠다’. 우리 군이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에 이어 동계 훈련 사상 최대 규모의 공지(空地) 합동 화력훈련을 실시했다. 군은 23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승진훈련장 일대에서 105종류의 무기와 장비, 8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펼쳤다. 훈련에는 130㎜ 다연장로켓포인 K-136 ‘구룡’과 자주대공포 ‘비호’, K-9 자주포, AH-1S 코브라 공격 헬기, 500MD 헬기, F-15K 전투기 등이 동원됐다. 승진훈련장과 군사분계선(MDL)의 거리는 불과 25㎞다.

 지상군 무기를 총동원한 위력시범은 ‘비호’의 포탄 발사로 시작됐다. 1분에 1200발의 포탄이 발사돼 10여 개의 표적을 정확히 맞혔다. K-1 전차 5대도 목표물을 찾아 이동하며 화력을 뽐냈다. 승진훈련장에서 5.6㎞ 떨어진 도평리 사격장에서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대응사격에 나섰던 K-9 자주포가 포연을 뿜었다.

 이날 화력 훈련을 압도한 것은 36개의 로켓 발사관으로 구성된 130㎜ 다연장로켓포. 로켓포 3문이 54발을 일제히 발사하자 불꽃화염이 치솟았고 축구장 5개 넓이의 표적에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공군 대구기지에서 이륙한 F-15K 전투기 2대도 합류했다. ‘슬램 이글’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F-15K는 적 지상군 격멸용인 MK-82 투하식 폭탄 8발을 표적에 쏟아 부었다.

 마지막 훈련에선 K-1 전차와 ‘비호’, AH-1S 코브라 공격헬기의 합동작전이 펼쳐졌다.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5대의 K-1 전차는 한 치의 오차 없이 표적을 적중시키며 전진했고, ‘비호’는 가상적을 겨냥해 고지대의 표적으로 포탄을 발사했다. 코브라 공격헬기는 대전차 토우 미사일 3발, 기관총 600발을 표적에 퍼부었다. 이날 훈련에선 대(對)포병레이더(AN/TPQ-36)가 가상적군의 포탄이 날아온 궤적을 역추적해 사격 원점을 찾아내면, K-9 자주포가 일제사격(TOT) 방식으로 타격하는 시범도 선보였다. 훈련을 지휘한 1기갑여단장 주은식 준장은 “우리 군의 굳건한 군사 대비태세를 보여 주고자 했다”며 “적이 도발해 올 경우 공격 원점을 철저히 타격해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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