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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구제역 … “명품 한우 지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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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구제역을 차단하기 위해 22일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횡성 진입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구제역으로부터 명품 한우를 지켜라’

 강원도에서 사상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22일 해양 평창군과 화천군은 물론 강원도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횡성한우와 대관령한우 등 전국에서 손꼽히는 한우 브랜드를 갖고 있는 횡성군과 평창군에서는 공무원은 물론 축협과 축산농가가 모두가 구제역 막기에 나섰다. 어렵게 쌓아온 명품 한우의 명성과 기반이 일시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횡성군은 인접지역인 평창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22일 전 공무원 540명에 대한 비상소집을 발령하고 총력 방역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횡성군과 횡성축협은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3개소의 고속도로 나들목 이외에 평창군과 연결된 안흥면 상안2리 6번 국도 등 8곳에 차량방역 통제소를 추가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횡성군은 농가마다 하루 두 번씩 소독하도록 독려하는 것과 함께 모든 행사 개최와 축산물의 이동을 전면 금지하도록 특별 당부했다. 한우 사육농가도 외부인을 출입을 막는 것은 물론 자신들도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120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는 엄기영(44·횡성군 강림면 강림4리)씨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횡성한우도 끝”이라며 “자체 방역과 함께 지난 주 어머니 생신에도 형제들을 오지 못하도록 하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군은 구제역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구제역이 발생한 대화면 신리 일대를 중심으로 반경 3㎞에 3개소, 반경 10㎞내 9개소 등 주요 길목 12개소에 초소를 설치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창군과 축협은 구제역 발생으로 2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대상을 받은 ‘대관령 한우’ 사육농가와 유통업체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관령 한우는 연간 3000~4000마리가 출하되고 있다.

 축산 전문기관도 비상이 걸렸다. 횡성군 둔내면에 위치한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는 우량 종축의 구제역 감염을 막기 위해 외부인과 차량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직원들의 출퇴근도 21일부터 전면 금지했다. 이곳에는 고능력 한우 400여 마리, 칡소 종축 50마리 등 480여 마리의 소가 있다.

 평창의 국립축산과학원 대관령 한우시험장도 외부인 출입과 각종 교육 및 견학 일정을 중단하는 것과 함께 60여명의 직원들의 출퇴근도 금지했다. 한우시험장은 씨 수소와 우량암소 699 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젖소 등 1000여 마리를 보유한 대관령 삼양목장도 일반인의 출입은 물론 21일부터 직원들의 출퇴근을 금지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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