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선수 운영, 일관성 잃어 난맥상

중앙일보

입력

올해로 4년째를 맞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농구가 일부 구단들의 돌발 행동으로 어지러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1일 나래가 규정을 어기고 `불성실'을 이유로 용병을 교체한데 이어 17일 기아가 함량미달의 용병을 부상이라며 교체키로 결정하자 농구판이 제멋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불만의 소리가 일고 있다.

규정상 선수교체는 12주가 넘는 부상일 경우에 가능한데 나래는 단지 건방지다며 용병 브라이언 리스를 교체, 명백히 규정을 위반했고 기아는 디온 브라운이 뛸수 있는데도 무려 전치 4개월의 진단서를 끊어 교체키로 했다.

특히 기아가 교체키로 한 디온 브라운의 경우 이달초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뛰며 두손으로 덩크슛을 넣는 등 신체적으로 전혀 이상이 없어 보였는데 4개월의 진단을 받아 진단서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주치의인 영동 세브란스 병원의 문재호 박사는 디온 브라운에 대해 "MRI와 엑스레이 촬영결과 4개월 진단이 나왔다"며 더 이상의 설명을 하지 않아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부는 이번 논란을 승부욕에 지나친 헐뜯기로 일축하고 있지만 한국농구연맹의 운영이 4년차로 접어들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체계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더 지배적이다.

연맹이 규정을 어겨가면서 나래의 용병교체를 허용한 것은 심판위원장 출신인 최종규 나래 감독에 대한 특혜이고 무려 전치 4개월의 진단이 나온 기아의 용병 문제도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처리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규정을 어기거나 멀쩡한 선수를 진단서만 첨부하는 방식으로 교체하려면 드래프트제는 폐지돼야 한다. 농구판이 해를 거듭할수록 틀을 갖춰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무질서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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