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국모친만세’ 중국서 검열대상 된 까닭은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수위가 단어를 뛰어넘어 문장 단계까지 확대됐다고 홍콩 명보가 19일 보도했다.

 인터넷 검열이 삼엄하기로 유명한 중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류샤오보(劉曉波·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나 6·4(천안문 사태) 등 보안등급이 높은 단어가 들어간 글을 인터넷에 올릴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최근엔 ‘조국모친만세(祖國母親萬歲)’ 같은 문장들도 검열 대상에 포함됐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이 문장을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뜨지 않는다. 자동 삭제 프로그램에 의해 이 문장이 들어간 페이지가 인터넷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국모친만세’는 중국의 대표적 민요가수 쑹쭈잉(宋祖英·44·사진)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간의 염문설과 관련돼 자동삭제 리스트에 올랐다. 지하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한때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세간의 화제가 되면서 ‘쑹쭈잉은 중국의 국모’라는 말이 퍼졌다.

 네티즌은 검열 대상인 ‘국모’라는 단어를 피해 글을 쓰기 위해 ‘조국모친만세’라는 문장을 써왔다. 가운데 두 글자 국(國)자와 모(母)자가 연결돼 있어 네티즌 사이에선 이 문장이 국모라는 뜻으로 통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파룬궁 관련 문장도 검열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 ‘회의가 원만히 끝났다(會議圓滿結束)’라는 일반적인 문장도 ‘원만’이라는 단어가 파룬궁의 원만일설(圓滿一說)과 통해 금지됐다. 또 ‘대만 마잉주 총통이 민진당을 평하다(馬英九評民進黨)’도 중간의 ‘구평(九評)’이라는 단어가 파룬궁의 ‘구평 공산당(아홉 가지 공산당 평)’이라는 용어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자동 삭제된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