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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수출된 위스타트 … 농민들 ‘가난 대물림’ 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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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캄보디아 타케오 주의 농촌 마을인 앙케오 지역 어린이 50여 명이 위스타트 캄보디아 센터 직원들이 마련한 책가방·교복 등의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한은화 기자]

18일 정오(현지시간) 캄보디아 타케오(Takeo)주의 농촌 마을인 앙케오(Angkeo)의 공터. ‘캄보디아 아동의 무지갯빛 미래’라고 쓰인 노란색 플래카드 아래 100여 명의 아이와 마을 주민이 모여 있다. 대부분 맨발인 아이들의 손마다 책가방·교복·신발이 든 비닐 꾸러미가 들려 있다.

 “어쿤 치란(정말 감사합니다).”

 얼굴 앞에 두 손을 고이 합장한 채 아이들이 큰 목소리로 외친다. 중앙일보 후원으로 캄보디아에 이날 처음 문을 연 위스타트 캄보디아 센터의 개소식 모습이다. 위스타트 운동은 2004년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출발했다. 현재 서울·경기·강원·전남 등 4개 시·도의 24개 센터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캄보디아 센터의 운영 방침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복지·교육·건강 분야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위스타트 운동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가져왔다. 타케오 지역에서 형편이 어려운 농촌 마을인 앙케오·트롤라시(Trolach)·산룽(Sanlung)의 3개 마을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마을당 50명씩 총 150여 명의 아동 및 가족이 대상이다. A4 용지로 30장이 넘는 아동과 가족의 ‘사례관리’가 핵심이다. 어려움에 처한 아이를 발굴해 아이의 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상담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위스타트 센터와 가족이 함께 ‘더 나은 삶’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 허남순(한림대 부총장) 위스타트 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캄보디아 내 다른 지역은 물론이고 몽골, 베트남, 중국 옌볜 등에도 해외 센터를 수출해 위기에 놓인 아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과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마을의 원주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마을에서 나고 자란 자원봉사자 2명을 뽑아 공부방 운영을 맡긴 것이다. 공부방에서는 영어와 캄보디아어인 ‘크메르’를 가르치는 등 학교 공부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갈 예정이다.

 앙케오 마을의 사으 틋(57) 면장은 “주민들도 함께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케오=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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