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폭증...실물경기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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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가을세일 매출이 사상 최대로 치솟고 있는가 하면 외식업체가 비수기인 10월에 오히려 대목을 맞은 듯 분주하다.

중고급술인 매실주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있고,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전용면적 25.7평 이상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 4.4분기 중소 제조업체들의 기업경기 실사지수가 4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도 호전되고 있다.

`실물부문'은 바야흐로 호황의 문턱에 진입한 것처럼 들썩거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개 백화점들은 이달 1일부터 시작된 가을 정기세일에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고있다. 롯데가 지난 14일까지 2천578억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동기 대비 55%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현대와 신세계도 매출이 각각 41%, 2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측은 "추석행사 기간에 워낙 매출이 좋아 바로 뒤이은 이번 정기세일이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폭발적인 신장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가 확연히 회복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외식업계의 10월은 비수기이나 올 10월은 `호황'이다. 베니건스, T.G.I프라이데이스 등 대형 외식업체는 이달들어 매출이 5%가량 더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다소 높게 잡았던 올 매출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당 3천원을 호가하는 중고급술인 매실주 판매도 작년대비 40% 이상 증가한 가운데 매취순과 설중매의 치열한 `시장쟁탈전'마저 벌어지고 있다.

과자시장에서도 경기호전의 징후는 뚜렷하다. 경기의 `바로미터'라는 `초콜릿'판매가 급신장, `업그레이드 가나밀크'(롯데제과)나 `젠느'(해태제과) 등 신제품 출시와 판촉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전용면적 25.7평을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전체공급물량의 3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아지고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조사는 경기호전의 여파가 중소기업들에까지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은행이 전국 1천606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4분기 중소제조업 경기전망’을 조사, 1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올 4.4분기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130을기록해 95년 2.4분기(130)이후 최고였다.

증권투자상담사인 장성환씨는 "사람들의 현금보유 심리가 매우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금융권의 돈이 서서히 실물로 풀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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