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AEA 핵사찰 수용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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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9일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측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수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전해 왔다고 정부 핵심 당국자가 15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은 단지 ‘검토할 수 있다’는 말만 던져 놓았을 뿐 지난해 추방했던 IAEA 사찰단을 영구 복귀시키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핵 시설) 구경만 시켜 준다는 뜻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또 사찰 지역도 영변에만 국한하는지 아닌지, 또 사찰 대상이 우라늄 농축시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아 정부는 이 언급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이 있는지 확인되려면 여러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며 “막연하게 ‘사찰 수용을 검토할 수 있다’ 정도의 언급으로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어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5일 유엔 안보리의 북한 로켓 발사 비난 성명을 문제 삼아 영변의 5개 핵 시설을 감시해 온 IAEA 사찰단을 추방했다.

강찬호·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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