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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따라 페북한다”매일 2억 명 이상 모여,한 달 7000억 시간 보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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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호 20면

야후의 최고경영자(CEO)인 캐럴 바츠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구글보다는 페이스북”이라고 말했다. 바츠가 페이스북을 ‘가장 두려운 적’으로 꼽은 것은 인터넷 업계의 관심이 검색 기반에서 SNS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페이스북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친구들과 잡담을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섰다.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목표가 “더 열려 있고, 연결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필에 좋아하는 것으로 ‘개방, 연결된 사람들이 서로에게 중요한 것을 나누도록 돕는 것, 혁명, 정보 흐름, 미니멀리즘’이라고 적었다. 이처럼 개방은 페이스북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페이스북의 급성장도 개방정책 덕분이다. 주커버그는 2007년 외부 개발자에게 게임을 비롯해 페이스북에서 사용할 응용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도구(API)를 공개했다. 현재 55만 개의 페이스북용 응용 프로그램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트위터 같은 다른 사이트에 페이스북 계정으로 접속한 뒤 글을 쓰면 자동으로 페이스북에도 같은 글이 올라가는 ‘커넥트’ 서비스를 내놨다. 미국 내 100대 사이트의 70%가 페이스북과 연결돼 있다. 전 세계에서 연계된 사이트는 100만 개가 넘는다.

개방 이후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1억 명의 회원을 모으는 데 창립 후 4년이 걸렸다. 하지만 개방 이후 2년 만에 4억 명이 늘었다. 5억 명의 회원 가운데 절반은 매일 한 번 이상 접속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세 건의 글을 쓰고 130명의 친구들과 공유한다. 회원들이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시간은 월 7000억 시간이다. 몸값은 크게 올라 40억 달러인 트위터의 10배다. 인터넷 기업 가운데 구글·아마존에 이어 3위다. 확실한 수익 모델이 없는 트위터와는 달리 페이스북은 광고나 게임 등으로 착실히 수입을 올리기 때문이다. 구글·애플과 함께 미래를 이끌 기업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의 성장에 따라 그 그늘도 깊어진다. 개인 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다. 서버가 해킹돼 사용자 정보가 흘러나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이 올린 글이 자신을 옭매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응급의료기사로 근무하던 한 여성이 자신의 상사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해고됐다. 페이스북이 개인 간의 사적인 공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사 결과, 미국 회사의 75%는 채용이나 승진 심사를 할 때 SNS를 통해 그의 성향이나 태도를 점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페이스북 사용자가 늘고 있다. 200만 명을 넘었다.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이민호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외 160만 명의 팬과 만난다. 배우 김하늘씨 역시 바쁜 촬영 중간에 잠시 짬을 내 올린 글과 사진으로 팬들의 이목을 모은다. 통신·전자·항공 등 소비자들을 자주 만나는 기업들은 발 빠르게 페이스북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전자 페이지에는 매일 400건의 글이 올라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세 시간 내 답변’ 서비스로 인기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은 역차별을 걱정한다. 익명을 요청한 다음 관계자는 “아고라나 카페의 글은 상대방이 항의하면 지워야 하고, 경찰이 영장을 들고 오면 작성자 신원도 알려줘야 한다”며 “구글·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해외기반 업체는 이런 제한이 없어 사용자들이 ‘사이버 망명’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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