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기술, 미국에 로열티 안 주고 … 국내 생산·수출에 무제한 사용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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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GM대우의 장기 발전방안을 두고 산업은행과 GM 본사가 2년 가까이 끌어왔던 협상이 타결됐다. 산업은행은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GM 본사와 GM대우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2009년 초 GM 본사에 ▶GM대우가 개발한 차종의 연구개발(R&D) 기술 공동 소유 ▶산업은행의 소수 주주권 보장 ▶GM대우 장기 생산물량 보장 ▶공동 최고재무책임자(CFO) 선임을 요구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GM 본사는 최근 ‘GM대우의 장기 발전방안’을 위한 협상을 타결짓고 이번 주 열릴 GM 이사회에 안건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합의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양측은 그 내용을 이번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기술 공동소유 문제는 GM대우가 개발한 기술을 GM대우가 일정 기간 국내에서 자동차를 생산·수출하는 데 로열티 지급 없이 사용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공동 소유는 불발됐지만 국내에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권한을 얻은 것이다.

 소수 주주권과 관련해서는 주총 특별결의 안건 통과를 저지하는 최소 지분 기준(비토권)을 25%에서 현행 산업은행 지분율(17%) 이하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산업은행의 사외이사 추천권(2명)도 부활시키는 방향으로 합의됐다. 지난해 10월엔 GM이 GM대우 유상증자 때 혼자 참여해 산업은행의 GM대우 지분율은 28%에서 17%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비토권과 사외이사 추천권(3명)을 상실했다.

장기 생산물량을 보장하라는 산업은행의 요구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는 GM의 반대로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해 협의하는 방향으로 합의됐다. 공동 CFO 선임과 관련해서는 GM대우에 관련 임원을 파견하는 수준에서 합의됐다. 익명을 원한 금융권 관계자는 “GM 이사회가 합의안을 일부 수정하면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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