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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실패하라, 그게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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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사 회장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안 되는 방법 1만 가지를 찾아냈을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필자는 실패자다. 실수, 실책, 오류, 계산 착오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는 진정한 발명을 위한 필수 단계다. 발명 과정에서 적어도 여러 번의 실패를 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비결은 없다.

 모험심이 많았던 에디슨은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1093개 미국 특허 뒤엔 1만 개의 실패작이 있었다. 그 실패작들 중에는 딕터폰(구술을 녹음하고 재생하는 기계), 주식시세 표시기, 축전지, 영사기(훗날 영화의 탄생을 불러옴), 탄소 저항 송신기(훗날 전화로 발달)와 전구가 있다. 위대한 에디슨조차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몇 번이나 퇴짜를 맞은 후에야 발명품으로 돈을 벌 수 있었다.

 필자는 많은 젊은이가 실수를 저지르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것을 많이 봐 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실수를 바로 실패로 연결시켜 생각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이들은 실수하는 것을 주저하고 실패에 대해 얘기하길 원치 않는다.

 누구도 실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누구나 때때로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실수에서 제대로 배운다면, 실수는 발전하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 불행히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한다. 실수를 저지르면 처음 반응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이다.

 외부 요인(다른 사람의 행동, 자연현상, 안 좋은 시기)을 탓하고 비난할 부분을 정당화시키려 하기보다 자신의 탓으로 인정해라. 직설적으로 말하면, 실수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면 실수에서 배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실수가 개발의 필수 요소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죄의식과 후회로 괴로워하지 말고 실수에서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분석해라. 많은 파일럿이 매달 시간을 내서 비행기 사고의 원인을 분석한다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다른 파일럿이 무엇을 잘못해 사고가 일어났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필자는 진공청소기를 시장에 내놓기까지 5년 동안 5127개의 모형을 만들고, 수없이 욕하고 벽에 머리를 찧으며 행복감과 실망감 사이를 롤러코스터 타듯 왕복했다. 최종 제품 이전을 모두 오류라고 본다면 5126개의 모형을 실수로 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실수를 껴안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필자가 15번째 모형을 만들었을 때 셋째 아이 샘이 태어났다. 2627번째 모형을 만들었을 때쯤 아내 디어드라와 나는 정말 동전 한 닢도 아껴야 했다. 3727번째 모형을 만들 땐 디어드라가 생업을 위해 미술을 가르쳐야 했다. 힘든 시절이었지만 나는 결코 그 시절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

 그 후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다이슨사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과 돈을 제품 연구, 디자인, 개발에 투자한다. 재정적으로 상당한 부담이지만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도록 돕는다. 또한 우리의 전문 분야가 아닌 새로운 신기술 영역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사실 필자는 ‘전문가’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좀 과장된 자기중심적 호칭으로 들리는 데다 전문가들은 세상에서 사람들이 이미 알아낸 지식이 매우 일부라는 점을 숨기기 때문이다).

 제품은 반복적인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반복하다가 한 번에 조금씩 바꿔나간다. 실수나 실패는 발견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과정이므로 성공만큼 값지다. 이것이 필자가 모든 새내기 개발자들에게 “계속해서 실패해라, 그것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