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온세텔레콤 지분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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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인 대한전선이 이르면 다음 주 중 온세텔레콤 지분을 세종텔레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사가 끝나는 대로 온세텔레콤 지분 40%를 세종 측에 넘기기로 했다”며 “매각 대금은 200억원 내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26일 120억원을 받고 포스코AST(옛 대한ST) 지분 15%를 포스코에 매각한 바 있다. 이로써 이 회사는 올 초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모두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내년에 들어올 110원보다 현재 손에 쥐고 있는 100원이 더 소중한 때다. 지금 문제는 속도다.” 손관호(62·사진) 대한전선 회장이 매주 일요일 오후 구조조정 회의를 주재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값이 기대보다 미흡해도 속도감 있게 자산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SK건설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 5월 대한전선에 합류한 손 회장은 구조조정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스스로 본부장을 맡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손 회장 취임 이후 대한전선은 선박용 전선업체 티엠씨 지분 매각(460억원), 캐나다 힐튼호텔 매각 및 대여금 회수(262억원), 몽골 2위 이동통신사 스카이텔 지분 매각(289억원) 등을 성사시켰다. 10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3250억원을 조달했다.

 손 회장은 “올해 안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하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 1조7000억원대인 차입금을 1조4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한국투자증권 최문선 연구원은 “출자회사인 노벨리스코리아 상장, 시흥공장·남부터미널 등 부동산 매각 등이 이뤄지면 5000억원대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전선은 1955년 창업한 국내 1호 전선회사다. 2000년대 이후 쌍방울·무주리조트·남광토건 등 20여 개사를 연거푸 사들이면서 한때 자산 8조5700억원, 계열사 42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 안양공장 설비를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전선공장인 충남 당진의 신공장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향후 초고압선·광통신케이블 등 전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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