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 월드콤, 1천290억달러에 스프린트 인수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거대 통신업체인 MCI 월드콤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인수 금액인 1천290억달러에 스프린트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양사가 5일 발표했다.

미국내 제2위 장거리 전화회사인 MCI 월드콤과 장거리 전화부문 제3위 업체인스프린트는 합병을 통해 AT&T에 이어 미국 제2위의 전화회사를 탄생시키게 됐다.

MCI월드콤은 AT&T에서 분리된 이른바 `베이비 벨''중 하나인 벨사우스사와 스프린트 인수경쟁을 벌여오다 벨 사우스가 1천억달러의 현금과 주식을 스프린트측에 제시하자 가격을 더 높여 인수제의를 했다고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무선통신 부문을 보유하지 못했던 MCI월드콤은 스프린트 인수를 통해 전국적인무선전화 서비스망을 갖추게 돼 앞으로 종합 통신서비스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MCI월드콤과 스프린트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회사는 MCI월드콤의 강력한 데이터통신 부문에 힘입어 AT&T보다 더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AT&T는 지난1년 반동안 케이블 TV업계에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에 쌍방향 텔레비젼과 고속인터넷서비스에서 여전히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MCI 월드콤과 스프린트의 이사회는 스프린트의 주식 1주당 월드콤의 지분 76달러에 교환하고 스프린트의 이동통신 부문인 스프린트 PCS의 주식 한 주당 MCI 월드콤의 주식 0.1547주와 교환하는 이른바 `스톡스왑(STOCK SWAP)''방식으로 양사가 합병하는 방안을 4일밤 승인했다.

스프린트의 주식은 현재 시내전화 및 장거리 전화부문과 무선통신 부문등 2종류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양사의 합병은 현재 합병 절차가 진행중인 석유회사 엑손과 모빌의 825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 합병으로 기록됐다.

양사는 성명을 통해 "이 합병으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얻게돼 합병으로 탄생하는 새 회사는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경쟁하는 한편 광대역 접근과 차세대 무선통신같은 새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새 회사의 상호는 ''월드콤(WorldCom)''으로 결정됐으며 현재 MCI월드콤의 사장인버나드 에버스가 새 회사의 사장이 될 것이라고 양사는 밝혔다.
이번 합병은 양사의 주주들과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얻어야 최종 결정된다.

MCI월드콤은 지난해 65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하면서 모두 300억달러의 수입을 올렸으며 2천만명의 개인 및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스프린트는 지난해 17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MCI 월드콤은 이번 합병으로 장거리 전화시장의 점유율을 종전의 26.1%에서 35.8%로 높이게 됐는데 AT&T의 시장 점유율은 44.5%이다. MCI월드콤과 스프린트는 공동성명에서 합병으로 인한 비용절감효과는 2001년에19억달러에 달하며 2004년에는 3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통신업계는 지난 80년대 거대통신 회사인 AT&T가 장거리 전화회사인 AT&T와 지역 전화회사들인 이른바 ''베이비 벨'' 회사들 7개로 분리됐으나 지난 96년 제정된 통신법으로 합병이 활발해져 7개 지역전화회사들은 4개로, 3개 장거리 전화회사들은 이번 MCI월드콤-스프린트 합병으로 2개로 줄어들었다.

베이빌 벨 중 하나인 벨 사우스는 장거리 전화사업을 위해 스프린트를 인수하려했으나 실패했고 정부당국으로부터 장거리 전화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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