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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 아시아 녹색성장 교두보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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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도 충남환경기술개발센터장이 지난 10년동안 일궈낸 성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지난 2000년에 환경부 지정을 받은 충남환경기술개발센터(이하 충남센터)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울산 여천지역의 환경문제가 첨예하게 화두가 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환경기술개발센터는 10여 년 만에 충남을 비롯해 전국에 18개 센터로 성장했다.

 지역의 환경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설립을 주도, 지방자치단체와 절반씩 예산을 투입해 운영한다. 충남센터는 울산 여천지역 센터가 생긴 다음해인 2000년에 설립됐다. 호서대가 주관기관으로 관내 10여 개 대학과 20여 개 기업, 4개 연구소, 4개 해외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충남센터는 그동안 서해안 신두리 해안사구, 태안 유류 오염 사고 조사, 지역 중소기업 환경문제 등에 기여하면서 해마다 진행되는 평가에서 10년 동안 6번이나 우수연구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초대 센터장을 지낸 서상기 국회의원(17대,18대)에 이어 5년6개월 동안 충남센터를 이끌어 온 정진도 호서대 환경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최근 충남센터 1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태국 등 동북아 3개국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녹색성장 동북아 국제 환경포럼을 개최했다. “10년 뒤에는 충남센터가 아시아 녹색성장을 이끄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 센터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10주년을 맞은 소감은.

 그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다. 10년 동안 6번이나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많은 일을 했다. 방치돼 있던 서해안 신두리 사구에 대한 가치를 알리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고, 태안 유류오염사고 때는 전국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훼손된 환경을 재생시켜내는 활동을 적극 펼쳤다. 지역 중소기업의 환경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

-신두리 사구와 관련돼 어떤 역할을 했나?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있는 신두리 사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래언덕(사구·砂丘)으로 희귀 동식물이 살고 있어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당초에는 이런 환경적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방치되고 있었다. 일부 환경시민단체와 언론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충남센터가 본격적인 연구조사에 나서 사구의 유실을 막고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과를 냈다. 이후 지금은 충남도에서 정책을 세워 보존에 나서고 있다.

-태안 유류오염 사고 때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센터의 설립 목적이 지역의 환경문제를 감당하라는 것이다. 태안 유류오염사고야 말로 충남센터가 나서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국 18개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1000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했다. 몸을 아끼지 않고 더 이상의 환경오염을 차단하고 훼손된 환경을 재생하는 일에 노력했다. 국회에서 공청회도 열고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에 대해 해법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의 환경문제 해결에 성과가 있었나?

 기업의 환경문제는 단순히 폐수나 오염물질 배출만 생각하는데 막상 기업현장을 가보면 환경문제를 해결하면 품질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환경문제는 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를 파견해 무료로 기술 지도를 해주는 ‘환경 홈닥터’를 운영, 매년 20여개 업체 이상 도움을 주고 있다. 내년에는 1억5000만원 정도의 사업비를 확보해 중소기업의 환경 애로기술을 해결할 예정이다.

-그밖에 다른 사업이나 성과에 대해 말해 달라.

 청양지역의 폐 광산이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고 충남지역의 황사피해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운동도 벌이고 있고 아산 곡교천 수질오염에 대한 조사도 했다. 천안 아산지역 학교주변 소음 공해 문제에 대한 조사도 했다. 최근에도 충남지역 소음지도를 작성하고 있다.

-내년 사업계획은 확정됐나.

 9월에 언론기관에 공시해서 현재 1차 검토 중이다. 충남도, 금강유역환경청, 환경단체 등과 협의해 결정한다. 이들이 참여하는 연구협의회에서 사업을 확정하면 환경부에서 중복성 여부 등을 검토하며, 행정협의회에서 결정한다. 에너지 절약과 녹색성장 관련 기술 연구와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충남지역 지천의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방법과 4대강 사업의 순환 고리도 함께 찾아 볼 계획이다.

-센터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언제나 예산이 문제다. 해야 할 사업은 많은데 예산은 늘 한계가 있다. 국회와 정부, 지자체를 상대로 설득하는 과정이 어렵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지역에서 요구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지역에 욕구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예산신청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연구나 기술개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연구 결과가 적용되고, 변화를 이끌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충남센터는 전국 18개 센터 중 2차 년도에 생긴 센터다. 그동안 우수기관이라는 평가에 걸 맞는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자부한다. 당장은 4대강 사업 이후 환경적인 감시자 역할을 잘 해야 할 것이고 지역기업들을 위한 환경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10년 뒤 충남센터가 아시아의 녹색성장을 이끄는 교두보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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