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중 지도부에게 김정일은 골칫거리” … AP “한국인들, 북 보복 요구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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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자들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자주 골치를 썩이는 협력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신문은 27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 단둥 간 교역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이 핵 개발과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과 같은 사건을 통해 미국에 대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점을 골치 아프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의 경제위기를 우려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지난 5월과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장에 기반한 경제 개혁을 수용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며 “북한은 개혁을 다짐하면서 10여 명의 시장과 지방단체장을 중국의 동북 지방에 파견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을 부러워하며 중국식 개혁을 따라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 북한의 지도층 엘리트들은 자신의 권력을 희석시킬 수 있는 일에는 모호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8월 방중 이후 활기를 띠었던 북·중 두만강 경제협력 지역의 경우 북한이 중국 내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상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던 방침을 바꾸는 바람에 교역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이다.

 한편 다른 외신들은 28일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이 참가한 서해 한·미 연합훈련을 비중 있게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추가 공격을 억제하는 한편 중국이 제멋대로 구는 북한을 억제하지 않으면 이 지역에 미국의 입지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드러낸 힘의 과시”라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최근 한반도 긴장은 한·미 동맹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며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정부가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 긴장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이번 상황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과 미국이 ‘연합 기동훈련(Joint War Game)’에 돌입했다”며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민간인 희생 등에 대해 한국인들은 보복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讀賣)·아사히(朝日) 등 일본 신문들은 연합훈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전하며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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