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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광저우/바둑] 한·중 재격돌 … ‘오더’ 놓고 감독 수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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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23일 한국과 중국의 예선전. 이창호(오른쪽)가 중국 창하오 9단을 가볍게 물리쳤다. [광저우=바둑공동취재단]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종목 남녀단체전에서 한국 팀이 모두 결승에 올라 26일 오후 금메달을 놓고 중국과 대망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 최대 관심 종목인 남자단체전(예선)에서 한국은 라이벌 중국을 4대 1로 꺾었다. 25일 오후 일본마저 3대 2로 이겨 5연승을 거둔 한국은 26일 오전에 벌어질 말레이시아와의 대결 결과와 상관없이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중국 전에선 최강의 에이스로 꼽히던 이세돌만 쿵제에게 졌을 뿐 이창호-조한승-강동윤과 박정환까지 모두 승리했다. 이창호는 결혼을 전후한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난 듯 창하오를 압도했고 육군 일병 조한승은 ‘한국 킬러’로 유명한 셰허를 가볍게 꺾었다. 강동윤은 최근 상승가도를 달리던 구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붙여 완승했고 박정환도 한·중 신예 최강 대결이 된 저우루이양(중국랭킹 2위)과의 대국에서 ‘축을 착각했다’는 미스터리 속에서도 대차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중국과의 진짜 결승전에선 ‘오더’를 어떻게 짜야 할까. 6명의 선수 중 누구를 빼야 할까. 이창호-이세돌 두 에이스는 일본과의 대결에서 졌다. 이세돌은 2패를 기록하며 한국 선수 중 최악의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결코 뺄 수 없는 에이스다. 양재호 감독도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그건 중국의 위빈 감독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중국전에서 한국은 6번 최철한을 빼고 1~5번이 그대로 출전했고 중국은 3번 류싱을 뺐다(3번을 빼면 4, 5, 6번이 차례로 올라온다).

 중국은 류싱을 또 뺄 가능성이 있다. 류싱은 태국과의 대결에서 공배를 메우다 대마를 죽이는 어이없는 사고를 저질렀다. 그러나 창하오와 구리도 2패를 당하는 등 컨디션이 이상기류다. 너무 많은 기대와 금메달에의 지나친 집념에 몸이 굳은 인상이다. 양재호 감독은 “오더는 1시간 반 전에 제출한다. 오늘 밤새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 대 일본 전에서 이창호-이세돌이 야마시타 게이고와 이야마 유타에게 연패하자 중국 측은 “한국이 결승 상대로 일본을 선택하는 것 같다”며 한동안 분위기가 흉흉했다. 한국이 일본에 2대3으로 지면 일본이 중국을 제치고 2위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다행히 조한승, 최철한, 박정환이 모두 이겨 오해는 사라졌다.

◆여자단체전=25일 오전 대국에서 중국에 1대2로 져 위태로웠지만 오후 대국에서 강력한 복병으로 지목되어 온 대만을 2대1로 꺾어 여자팀도 결승 진출이 확정적이다. 이슬아가 왕징이를 이기고 이민진이 씨에이민에게 졌으나 조혜연이 헤이자자를 제쳐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긴 것. 이민진(1)-김윤영(2)-조혜연(3)-이슬아(4)로 짜여진 한국 팀은 오늘(26일) 오전에 벌어질 마지막 예선에서 약체 말레이시아와의 대국만 남겨두고 있어 이기면 5승1패 2위로 결승에 나서게 된다.

예선 1위 중국은 왕천싱(1) 루이나이웨이(2) 송용혜(3), 탕이(4)의 순인데 등 이 중 왕천싱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광저우=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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