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광저우] 축구 이어 믿었던 남자배구까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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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하키 골키퍼 문영희(오른쪽)가 패배 직후 무릎을 꿇은 채 아쉬워하고 있다. [광저우=연합뉴스]


남자 축구가 준결승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데 이어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남자 배구도 준결승에서 일본에 쓰라린 2-3 역전패를 당했다.

여자 하키도 중국에 투지 있게 맞섰지만 승부치기로 져 우승의 꿈을 접었다.

 ◆남자 배구=“제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 모든 부분에서 제대로 된 게 없다. 남은 3~4위 결정전에서 꼭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 패장 신치용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문성민(현대캐피탈)과 박철우(삼성화재)의 쌍포가 터져 1, 2세트를 따냈다. 일본은 주포 시미즈 구니히로를 앞세워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 12-11로 앞서 가던 한국은 석진욱(삼성화재)이 점프하고 내려오다 오른쪽 무릎을 접질리면서 코트에서 나왔다.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석진욱이 빠지면서 리시브가 흔들렸고 4세트마저 20-25로 내줬다. 한국은 5세트 10-14에서 12-14까지 따라갔으나 시미즈의 강타를 막지 못했다.

 ◆여자 하키=한때는 한국 대표팀 코치와 감독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임흥신(43) 한국 감독과 김상열(55) 중국 감독이 결승에서 만났다.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겼고 승부치기에서 김 감독이 이끄는 중국이 5-4로 승리했다. 승리 직후 김 감독은 임 감독에게 가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의 하키 현실을 알기에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한국이 금메달을 땄다면 조금은 상황이 좋아졌을 텐데 착잡하다”고 했다.

 임 감독도 “죄송하다”고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하키인들에게 금메달을 따 주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광저우=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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