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부 “고급기술 투자 땐 현금 지원” 외국 기업 “일관된 정책집행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18일 저녁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와 외교 사절,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가한 ‘2010 외국인 투자기업 CEO포럼’이 열렸다. 지식경제부와 KOTRA가 주최·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 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김형수 기자]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직접 나와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들에게 한국의 투자 현황을 설명하고 애로를 해결해 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식경제부와 KOTRA가 주최·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2010 외국인 투자기업 CEO 포럼’이 18일 저녁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기업 최고경영자(CEO) 140명과 데이비드 럭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 외교 사절 60여 명 등 모두 200여 명의 외국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 정선태 법제처장, 윤영선 관세청장, 조환익 KOTRA 사장, 안충영 외국인투자옴브즈맨이 참석했다.

 박영준 차관은 개막사에서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의 65%는 (신규 진출이 아닌) 이미 진출한 기업들의 증액 투자”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경제와 외투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제안했다. 조환익 사장은 “이미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245개 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있을 만큼 외투 기업의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올해 5년째를 맞는 이 행사가 한국 정부와 외국인 기업 대표들이 만나 머리를 맞대는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투자환경 개선”=행사는 관료들이 직접 나와 한국의 투자 유치 정책을 소개하고 외국인들의 고충을 듣는 식으로 진행됐다. 정선태 법제처장은 강연에서 외국인 투자촉진법 등 외국인 투자에 관한 특례 제도를 소개했다. 정 처장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각종 세제 감면과 국공유지 토지 매각 및 임대에 대한 특례는 물론 고도의 기술을 수반하는 투자의 경우 현금 지원까지 해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정 처장은 각 정부 부처가 만든 법률안과 행정입법을 심사할 때 외국인들의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거나 혼란을 주는 규정을 과감하게 수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각종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각 행정부처를 통하지 않고 직접 법제처에 할 수 있는 방안을 최근 도입했고,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의 법령이 모순된다고 느낄 때에는 직접 국민불평법령개폐센터에 법령 개정을 제안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윤영선 관세청장은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칠레·인도 등 16개국과 맺고 있는 FTA가 내년 7월 한-EU(유럽연합) FTA가 발효되고, 협상이 타결된 미국·페루와의 FTA까지 마무리되면 FTA 체결 국가와의 무역 비중이 전체 교역액의 36%에 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현재 협상 중인 호주·캐나다·터키 등과도 FTA가 된다면 60%까지 비중이 올라가게 된다. 윤 청장은 중소기업들의 원산지 증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 내역만 쳐 넣으면 관세 혜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FTA 패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상표권과 저작권 위반 사안에 대해서만 관세청에 조사 요청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앞으로는 지리적 표시 위반에 대해서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욱 한국관광공사 고문은 한국의 관광산업에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해남 리조트와 내장산 리조트 사업을 설명하며 외국 자본의 투자를 당부했다. 외국인 기업들과의 토론에서 기업인들은 한국 정부의 투명하고 일관된 정책 집행을 당부하고, 외국인 생활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다. 우에노 야스아키 한국후지제록스 사장은 한국 정부가 중고 복사기의 안전성 심사확인 절차를 면제하면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영선 청장은 “규제 완화 차원에서 확인 절차를 면제한 것인데 그런 문제점이 나타난다면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데이비드 럭 암참 회장은 세계은행이 이달 초 발표한 기업 환경보고서를 인용하며 “한국이 조사 대상 183개국 중 16위이고, 아시아 국가 중에는 전체 1, 2위인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은 3위”라며 “ 투자 환경 개선에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글=윤창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