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펀 “미 재정적자 통제 못하면 채권시장 위기 초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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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그린스펀 효과(Greenspan Effect)’.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맡은 앨런 그린스펀(사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뜻하는 말이다.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그의 발언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

 그런 그가 잇따라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이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제하지 않으면 채권 시장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재정적자 문제가 우리를 짓누르기 전에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미 행정부의 재정적자대책위원회는 지난주 보고서 초안을 통해 2020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4조 달러 축소하는 내용을 공개했지만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 의장 등의 비판에 부닥친 상태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의장은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대책위가 내놓은 증세와 재정적자 축소 방안에 상응하는 방안이 결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 시장의 위기가 터지기 직전 가결될지 아니면, 그 후가 될지가 유일한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린스펀은 10일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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