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파트 거래량 6개월만에 최대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집값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10월 아파트 거래 건수가 서울과 수도권 모두 40% 가까이 늘었다.

8·29 부동산 대책, 전셋값 상승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거래가 늘면서 아파트 값 하락세도 멈췄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이른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찮다.

15일 국토해양부가 공개한 아파트 거래량과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전국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4만1342건으로 9월(3만3685건)보다 22.7% 늘었다.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가 4만건이 넘은 건 4월(4만3975건) 이후 처음이다. 특히 서울 3126건, 수도권 1만2401건으로 전월 대비 각각 39.1%, 37.5% 늘어났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801건으로 전달보다 31.1% 늘었고 강북 14개구는 1291건으로 38.8% 증가했다.

국토부 진현환 주택정책과장은 “4월부터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변곡점에 이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변곡점에 이른 듯"

정부는 거래량 증가가 대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8·29 대책의 효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신고된 물량은 8·29 대책 이후인 8~10월 계약분이다. 아파트의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실거래가를 신고하면 된다.

현장 관계자들은 올 들어 전셋값이 계속 오른 영향이라고 본다. 서울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전셋값과 매매값 차이가 줄자 전세 세입자들이 아예 중소형(전용 85㎡ 이하)을 사려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10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전셋값을 매매값으로 나눈 것)은 평균 56.5%로 2006년 10월(56.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은 43.5%로 올 1월(40.7%)보다 2.8% 포인트 올랐다. 전세가율 상승은 전셋값-집값 차이가 줄었다는 의미로, 전세에서 매수로 전환하기가 쉬워졌다는 얘기다.

집값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는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공인 서춘열 사장은 “매수자·매도자 모두 중소형은 값이 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며 “급매물이 팔리니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아파트 값 하락세도 멈췄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11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값은 보합권(전주대비 0%)에 머물렀다. 정부는 앞으로 집값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진 과장은 “거래량이 통상 가격과 동행하거나 한 달 정도 선행한다고 보면 아파트 값 오름세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은 신중하게 반응한다. 강남구 도곡동 D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려면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급매물 외에 정상 매물에는 아직 매수세가 약하다”고 말했다.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거래량이 급증했지만 지난 4년(2006~2009년)간 10월 평균 거래량보다 18.6% 적다. 서울과 수도권은 절반 수준이다. 

거래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변수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겨울 방학을 앞둔 계절적 요인으로 11월에도 거래량은 조금 늘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 침체,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위축돼 있어 집값이 확실히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