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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침대 탈출, 따끈따끈한 바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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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침대생활이 보편화됐다지만 겨울철이면 따뜻한 바닥에 허리를 지지고 싶다. 또 침대생활을 하다가 바닥으로 내려오고 싶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요와 이불. 한데 요즘 침대 매트리스는 알아도 요는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요와 이불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동대문시장을 돌며 이불전문가들을 찾아서 알아봤다.

글=서정민 기자 ,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촬영 협조=담연

적당한 무거움과 탄력, 요는 목화솜이 최고

한식 요는 누빔 처리를 한 것이 많다. 이불과 요 속에 넣은 솜이 안에서 움직이지 않게 하려면 겉감이 도톰한 것이 좋기 때문. 한복·한식침구 전문점 ‘담연’의 누빔 처리한 이부자리.

요와 이불을 고르는 데 첫 조건은 어떤 솜을 쓰느냐다. 요즘 요에 들어가는 솜도 매트솜, 명주솜, 목화솜 등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요에는 목화솜을 따를 게 없다고 추천한다. 한식 침구를 만들어온 이혜순씨는 “목화솜은 명주솜보다 무겁고 탄탄한 느낌이 강하다”며 “바로 이 적당한 무거움과 탄력이 요가 갖춰야 할 최적의 조건”이라고 했다. 내가 혹은 옆에 있는 누군가 뒤척이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허리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솜의 두께도 중요하다. 온돌 바닥에 요를 깔고 누웠을 때 등과 어깨가 바닥에 부딪쳐 ‘배기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된다. 이씨가 권하는 최적의 두께는 6~8㎝다. 맞춤이 아닌 공산품의 경우는 대부분 솜을 중량으로 표시하는데 2인용 요(기본 사이즈 140×210㎝)에 필요한 솜의 양은 대략 8.25㎏ 정도다.

하지만 목화솜 요는 아침저녁으로 폈다 개키기에 무겁다. 그래서 최근에는 보료로 요를 대신 하는 경우도 많다. 기존의 보료보다 너비는 살짝 넓히고 두께는 줄인 것을 낮에는 방석 겸 보료로, 밤이면 얇은 면 또는 극세사 패드를 깔고 요로 사용한다. 이런 제품들의 공산품 기본 사이즈는 205×125㎝다. 2인용 요보다 넓이가 15㎝ 적다. 보료 커버 전문점 ‘진주 고은방’ 정순귀 사장은 “나이가 들면 요를 따로 쓰거나 아예 방을 따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사이즈가 더 많이 팔린다”고 했다. 소재는 폴리양단이 가장 많다. 화려하면서도 물빨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대문시장에서 8만원 정도면 무난한 것을 고를 수 있다.

솜에 대한 고민이 끝나면 겉감을 골라야 한다. 어머니 세대에는 ‘홑청’이라고 해서 피부가 닿는 안쪽 면부터 바깥 면 모서리까지를 광목이나 옥양목 같은 흰 면포로 씌워 꿰맸다. 그런데 요즘은 외형상 홑청을 싼 듯 디자인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안과 밖을 다른 천으로 만든다. 솜을 넣고 뺄 때 일일이 꿰매는 일이 없도록 지퍼를 달아 커버 형태를 만들기 때문이다. 피부에 닿는 안감은 역시 100% 면 소재가 건강에 좋다. 시중에서 통용되는 면 안감은 40수(트윌 면)와 60수(새틴 면, 아사면) 두 종류다. 트윌 조직으로 짠 40수 면은 사각사각 느낌도 시원하고 튼튼한 게 특징이다. 60수 면은 몸에 착 감기는 부드러움이 있다. 겉감은 색과 광택이 화려한 자가드 또는 폴리양단이 주로 쓰인다.

이불은 명주솜에서 양모까지 다양

이불은 요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 일단 커버 안에 들어가는 속통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표적인 솜 종류에는 구름솜·목화솜·명주솜·극세사솜이 있다. 구름솜은 1만~2만원대의 화학솜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덮었을 때 착 감기는 맛이 적다. 보온력도 떨어진다. 목화솜(6만~12만원)은 요를 만들 때는 필수지만 이불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편이다. 무게감 때문이다. 취향에 따라 그 무게감만큼 폭 싸안아 줘 겨울용 이불로 딱 좋다고 하는 이도 있다. 명주솜은 부드럽고 가볍지만 가격이 비싸다. 100% 명주솜으로 2인용(기본 사이즈 180×220㎝) 이불에 필요한 양을 사려면 도매상에서도 최저 가격이 20만원대다.

최근 이불솜으로 인기가 좋은 건 극세사 솜(‘에어 솜’이라고도 부른다)이다. 솜 한 올의 굵기가 머리카락보다 가늘어 만지면 곧 녹아버릴 듯 부드럽다. 보온 효과도 뛰어나다. 촘촘한 발 사이에 공기를 충분히 안고 있기 때문이다. 침구전문점 ‘아르페지오’ 마케팅팀의 박정헌씨는 “특히 땀, 침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고 추천했다. 물빨래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동대문 시장 상인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것도 이 솜이다. 15만~20만원이면 살 수 있다.

올해는 여러 브랜드에서 이불 솜 대신 거위털(40만원대), 양모(17만원대) 속통도 여럿 선보였다. 화학솜이 싫은 사람들은 목화나 명주솜을 찾는데 요즘은 물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품질 차이가 심하다. 거위털이나 양모는 가볍고 보온효과가 뛰어난 데다 자연섬유라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커버 소재로 많이 쓰이는 것은 면(홑겹)과 자가드(누빔)다. 가격대는 2인용 커버가 3만~6만원. 혼수 예단이라면 폴리양단 또는 본견을 선호하는 편이다. 2인용 커버 세트(요+이불+베개 2개)에 솜까지 구입했을 때 폴리양단 60만~80만원, 본견 70만~100만원 정도 예상해야 한다. 동대문종합시장 침구전문점 ‘영화사’의 고형욱 사장은 “요즘 인기 있는 얼룩말 또는 다마스크 무늬의 이불 커버를 요와 조합하는 경우도 많다”며 “혼수 예단이 아니라면 침대나 요에 쓸 이불을 엄격히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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