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 블루오션은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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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남성 고객을 잡아라’. 요새 백화점들의 지상 과제다.

 최근 여성과 유아시장의 매출이 주춤해지자 돌파구로 남성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들어 10월까지 남성의류와 잡화 등 남성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올 들어 10월까지 남성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었다. 지난 8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문을 연 남성의류 편집매장인 ‘팝에디션’의 경우 개점 한 달 만에 전체 직수입 브랜드 평균 매출의 1.4배를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난 것뿐 아니라 쇼핑을 즐기는 남성도 늘고 있다. 롯데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혼자 매장을 방문해 의류 등을 고르는 남성 고객 비중이 2008년 26%에서 올해 32%로 높아졌다. 또 남성 정장을 구입하는 고객의 성별도 2006년 남성 28%, 여성 72%에서 지난해는 남성 34%, 여성 66%로 남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남성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최근 수입 남성 브랜드 매장인 ‘리비에라’와 ‘블리커’를 열었다. 리비에라는 40∼50대 남성의 고급 캐주얼 의류 수요를 겨냥했다. 블리커는 구매력 높은 30대 전문직 남성이 타깃층이다. 이들 매장의 매출은 같은 자리에 있던 예전 매장보다 30%가량 높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달 22일 6층 남성복 매장에 330㎡(100평) 규모의 편집매장인 ‘신세계 멘즈 컬렉션’을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클래식 슈트와 스포티 캐주얼, 골프웨어 등 캐주얼 스타일의 의류가 판매된다. 40∼50대 남성을 위해 20여 개의 해외 명품급 브랜드도 갖췄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판촉행사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8일 강남의 한 클럽을 빌려 남성 고객을 위한 파티를 열었다. 파티에는 젊은 남성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트렌드 정장 11개 브랜드의 고객 400여 명이 모였다.

 남성 소비자의 주요 관심 품목인 ‘시계’ 행사도 최근 대폭 늘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최근 럭셔리 시계 페어를 열었다. 이 회사 압구정본점도 자동차와 만년필·술·시계 등 남성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한번에 묶어 전시해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 우근하 남성의류 팀장은 “백화점 매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남성 제품이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업체마다 젊은 남성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과감한 매장 구성과 이벤트를 더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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