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배형진씨 노 대통령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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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무현 대통령이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윤초원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배형진(22.사진(右))씨와 만난다. 배씨의 어머니 박미경(46)씨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박씨가 청와대 홈페이지의 열린 마당에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했으며 보고를 받은 노 대통령이 '좋다. 만나보자'고 해서 면담이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각 부처 업무보고가 끝나는 대로 면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것은 지난 7일. 박씨는 e-메일로 "저와 저희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되면서 많은 격려를 받았지만 아직도 자폐아를 가진 다른 엄마들은 근심에 빠져 있다. 영화가 끝나면 자폐아에 대한 관심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형진이에게 달리기를 시키게 된 것도 시설에 보낼 돈이 넉넉지 않아서였다"며 "장애아를 키우려면 다른 아이들보다 두 배, 세 배의 노력과 돈이 들지만 자폐아 문제가 사회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문제로 귀결되다 보니 국가적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사정이 여의치 못해 가정에 방치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으로 장애인들과 가족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좋은 정책을 부탁드린다"고 썼다. 또 "언젠가 형진이가 뉴스에 나오는 노 대통령을 보고 싶다고 졸라 '나중에 만나자'며 다독인 적이 있다. 형진이의 작은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면담을 요청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배씨는 2001년 춘천 마라톤 대회에서 42.195㎞의 풀코스를 2시간57분에 완주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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