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우드에 뺏긴 왕관 타이거 우즈 되찾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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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계랭킹 1위에서 밀려나면서 남자 골프는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골프황제를 노리는 제후들이 겨룰 첫 무대는 4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HSBC 챔피언스다. 현재 세계 랭킹 1~4위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우즈, 마르틴 카이메르(독일), 필 미켈슨(미국)이 모두 참가하며 그중 누구라도 우승하면 1위로 올라갈 수 있다.

 조직위는 흥행을 위해 우즈에게 편한 상대를 골라준 것으로 보인다. 그와 1, 2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할 선수는 어니 엘스(남아공)와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다. 엘스는 우즈가 우승한 대회에서 가장 많이 2위를 한 선수다. 우즈에 대해 약간의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맥도웰은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하고 라이더컵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그는 “우즈가 지난해 갑자기 불참한 대회에 대타로 나간 덕에 세계랭킹이 올라 메이저대회 출전과 우승 기회를 잡았다”면서 공개적으로 우즈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26세의 카이메르는 바로 다음 조에서 헌터 메이헌(미국),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경기한다. 젊은 선수들끼리 신경전이 예상된다.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웨스트우드는 미켈슨, 양용은(38)과 한 조다. 웨스트우드는 올해 마스터스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미켈슨과 경기했다가 역전패한 악몽이 있다. 양용은은 2006년 이 골프장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한 경험이 있다. 최경주(40)와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도 출전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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