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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시대 안착 만만찮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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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1000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연일 출렁이고 있다.

특히 지난주 중반 이후 지수가 10포인트 이상 오르내리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15일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56포인트(2.6%)나 급락,993.13까지 단숨에 밀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1000선 돌파 이후 추가 상승을 이끌만한 주도 세력와 재료가 사라진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와 외국인 동향에 따라 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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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진 증시=지난 1~2월까지도 시장은 지수 1000을 향해 흐트러짐 없이 달렸다. 주가가 상승할 땐 큰 폭으로 뛰고, 반대로 내릴 땐 조금만 빠지는 강세장을 이어갔다.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면서 월 평균 장중 변동성(전날 종가 대비 다음날 지수 등락 폭)도 1월엔 1.31%, 2월엔 1.16%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이 지표는 3월들어 15일까지 1.64%로 뛰어 올랐다.

지수가 1000을 돌파한 이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급등락이 반복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이처럼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지수 1000이란 막연한 '고소 공포증'과 아울러 그동안 증시가 연 8개월 상승한데 따른 피로감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형렬 선임연구원은 "철강.화학.금융주에서 중소형 개별주까지 대부분 업종.종목에 거쳐 한바퀴 순환 상승이 이뤄진 뒤 주식의 저가 매력이 줄어들었고, 정보기술(IT)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대한 의구심까지 생긴 상황"이라며 "주가의 조정압력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과 프로그램쪽에서의 매물이 급증하는 양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주가 급등한데다 환차익까지 불어나면서 단기 투자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외국인 매매는 일평균 매수 규모가 7000억원 이상, 매도량 역시 8000억원에 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전체 거래대금 중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부쩍 늘면서 이달초 5% 안팎이었지만 10일 이후엔 7~10%까지 치솟았다. 대신경제연구소 봉원길 연구위원은 "최근 적립식펀드 투자 붐 등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풍성해지면서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붐'당시와 비슷하게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쉬는 것도 투자다=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감지할 만한 지표가 나오거나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한 것으로 확인될 때까지는 당분간 증시가 조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투자분석팀 김주형과장은 "전반적인 수급 상황은 여전히 괜찮지만 유가.환율 등 외부 불안요인도 만만치 않아 1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전까진 1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지수 조정은 1000을 약간 하회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고 횡보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하는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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