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보물급 조선 전기 불화, 일본 사찰서 조건 없이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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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일본에서 기증받은 ‘감로도’(부분). 맨 위엔 일곱여래, 가운데엔 의식단, 아래에는 아귀와 죽은 영혼들이 배치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일본의 사찰에 300여 년 간 소장돼 있던 조선 전기(16세기) 대형 불화 1점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교토 류간사가 기증한 ‘감로도(甘露圖)’를 2일 언론에 공개했다. 류간사는 한국의 문화재는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잘 알아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조건 없이 기증했다고 한다.

작품은 전체 크기 322×281㎝, 화면 크기 240×245㎝로 비교적 크고 국내에 있는 가장 오래된 ‘감로도’(1649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보다 제작 시기가 앞선 보물급 문화재로 평가된다. ‘감로도’는 부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가 아귀도에서 먹지 못하는 고통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의식을 베푸는 장면을 그린 조선시대 특유의 불화양식이다. 제왕·유교군신·관리·도교선인이 의식에 참석한 가운데 온갖 비참한 죽음을 맞은 영혼들이 부처의 가르침인 ‘감로(甘露)’를 받아 구제되는 과정을 한 화면에 표현했다.

박물관 측은 “현재 열리고 있는 고려불화대전(21일까지)에 출품된 불화 대다수가 일본의 사찰과 박물관 소장품임을 미뤄 볼 때 이번 기증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밝혔다. 이번 ‘감로도’는 내년 ‘조선시대 불화대전(가칭)’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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