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신당] 정치권 반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치권은 8일 '중부권 신당' 창당 가능성에 촉각을 세웠다. 여야 모두 대외적으로는 "정치노선과 철학이 없는, 또 하나의 구태 지역정당 창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충청지역에 신행정도시 건설을 추진해온 여당은 심대평 충남지사를 중심으로 한 충청지역 신당이 세를 얻을 경우 여권의 충청권 지역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계하는 눈치다. 한나라당도 염홍철 대전시장의 한나라당 탈당에 크게 당혹해 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한두 사람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당을 만드는 방식은 옛날 방식이며, 현재 현실정치에서는 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규성 사무총장도 "정당은 정책이나 이념을 중심으로 뭉쳐야 하는 것인데, 지역당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 충청지역 의원들은 신당 창당 움직임이 다음달 재.보궐 선거에 미칠 영향을 따졌다. 선병렬(대전 동구)의원은 "이런 이합집산적 행태는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 냉혹한 심판을 받지 않았느냐"며 신당의 정치적 파괴력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상돈(충남 천안을)의원도 "지역정당의 유용성과 한계가 드러난 마당에 중부권 신당 창당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은 염 시장 탈당에 대해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고 탈당하는 것에 비애를 느낀다"면서 "자신을 키워주고 당선시켜준 당을 떠나면서 마지막 예의를 지키지 않는 염 시장의 장래를 지켜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같은 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염 시장이 당장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만, 행정가 출신들이 탈당할 때는 반드시 여권의 공작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충청권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한 여권의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4석의 미니 정당으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자민련은 심 지사의 탈당을 "개인의 입신영달만을 위한 배신행위"라고 강력 비난했다. 김학원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심 지사에게 공동대표직도 제안하면서까지 함께하자고 했는데 응하지 않았다"면서 "자민련 공천만 세 번씩이나 받아 큰 사람이 부모가 힘들다고 차버리는 꼴"이라고 성토했다.

박소영.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