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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10년 만에 한국 온 쇼이치로 도요타 명예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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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의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郞·85·사진) 명예회장이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능형 교통체계(ITS) 세계대회에 참가하고, 도요타 리콜 사태로 마음고생을 한 한국 딜러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그의 방한은 2001년 2월 도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 한국 진출을 축하하기 위해 온 이래 근 10년 만이다. 현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쇼이치로 명예회장의 외아들이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은 26일 기자와 만나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며 “한국차의 품질뿐 아니라 정보기술(IT)과 접목한 한국의 교통정보체계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리콜 사태로) 판매 여건이 어렵지만 한국 딜러들이 훌륭한 전시장을 개장하고 고객만족에 최선을 다한 점이 인상 깊다”며 “한국에서 도요타가 중고차 가치를 높게 유지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저녁을 함께한 한 딜러 사장은 “조그만 한정식집에서 일본 최대기업의 회장이 소탈하고 편안하게 응대해 놀랐다”며 “여러 차례 한국 수입차 시장에 대해 묻고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날 딜러 사장들은 쇼이치로 명예회장에게 판매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그는 “(현직이 아니니) 한국 사장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달라”고만 답했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은 창업자 고(故) 도요다 기이치로(豊田喜一郞)의 장남으로 1952년 입사했다. 82년에는 판매를 전담하던 도요타자판과 생산을 맡는 도요타자공이 합병하면서 생긴 도요타자동차의 초대 사장에 올라 해외진출을 이끌었다. 94년 도요타에서 처음으로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8대)을 맡았다.

 나고야에서 태어나 나고야대학을 졸업한 그는 줄곧 ‘미카와(나고야의 옛 이름)식 현장경영’을 몸에 익혔다. 사장 시절에는 수시로 본사 대신 공장 생산라인으로 현장 출근한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경영자가 현장을 게을리하면 허위 보고가 올라온다”며 현장을 고집했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은 이날 지능형 교통체계 학술대회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ITS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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