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쟁력, IMD선 ‘23위’인데 중국선 ‘4위’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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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4위인 것으로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가 평가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도시·경쟁력연구센터가 발간한 ‘2010 국가경쟁력 백서’에서 2008년 기준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미국·유럽연합(EU)·일본에 이어 4위로 평가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세계 100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한국에 뒤이어 싱가포르·독일·영국·네덜란드·스위스·프랑스 순으로 국가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경제성장률, 상품·서비스 수출 역량, 교육·의료 수준, 노동생산성 등을 지수화해 중국식 국가경쟁력 평가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혁신 경쟁력 발군”=중국 사회과학원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영국·독일 등 서구 선진국보다 높게 평가한 것은 성장 잠재력과 창조·혁신 부문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니펑페이(倪鵬飛) 사회과학원 주임은 “중국은 한국의 이노베이션(혁신) 경쟁력에 크게 못 미친다”며 한국의 혁신 역량을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한국은 빈부격차가 크지 않고 사회관리 능력이 강하며 과학기술 혁신 역량이 뛰어나다”며 “이런 부분은 중국이 배울 만하다”고 평했다.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올해 한국은 2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도시국가(싱가포르)나 특별행정구(홍콩)가 아닌 인구 2000만 명 이상의 경제 규모를 기준으로 한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선 9위에 올랐다.

 세계 100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중국 사회과학원과 IMD의 평가 사이의 격차는 가중치를 주는 항목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의 중국 행정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관심을 갖는 국가경쟁력 요소는 창의적 인재와 선진 기술력, 사회 안정성, 양질의 노동력 등 성장 잠재력과 직결되는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IMD는 제도화 수준 등 사회의 성숙도를 중시하고 있다.

 ◆“중국 2020년엔 세계 5강”=이번 조사는 1990년 이후 중국의 국가경쟁력이 얼마나 신장됐으며 20년, 40년 후 어느 수준에 도달할 것인지를 전망하기 위해 실시됐다. 중국의 국가경쟁력은 1990년 73위에 머물렀으나 2008년 17위로 도약했다고 백서는 밝혔다. 백서는 또 중국이 2020년 G20 가운데 5강으로 도약한 뒤 2050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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