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무리] EBS는 수단 중 하나, 기출문제 함께 풀며 최종 점검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수능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수능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EBS 교재 연계다. EBS 교재에서 70%를 연계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미 6월, 9월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각각 50, 60%씩을 연계하면서 그 실효성을 점검한 바 있다.

 EBS 연계를 강력히 추진하는 교육당국의 명분은 사교육비 및 학습 부담 경감이다. 하지만 이런 명분에 가려 정작 가장 중요한 수험생의 상황은 면밀히 점검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험생들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명분보다 실리다. 과연 EBS가 나의 성적을 올려 좋은 대학에 보내줄 수 있을까? 명분을 부각하고 싶은 어른들은 EBS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그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적절한 대처가 절실히 필요하다.

 EBS 교재는 학습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그러므로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EBS 교재를 활용해야 한다. 남은 기간을 EBS 교재에만 매달리는 것도 어리석지만 EBS 교재를 공부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는 것도 금물이다.

 EBS 연계의 실체는 ‘그대로’가 아니다. 이미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EBS 연계는 같은 문제의 출제가 절대 아니다. 지문이나 개념·자료가 활용되지만,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문제는 직접 풀어봐야한다. EBS 교재에 수록된 내용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남은 준비 기간을 활용하는 것은 시험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또 수능의 원형은 EBS가 아니라 기출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출문제는 수능의 경향과 수준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러므로 EBS 교재가 선택이라면, 기출문제는 필수다. 지금은 기출문제로 최종 점검하고 실전감각을 익혀야 할 때다.

 EBS 교재와 70%를 연계한다면 당연히 EBS 밖의 30%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고득점을 노리는 상위권일수록 이런 고난도 문제들에 집중해야 한다. 언어영역의 <보기> 문제, 외국어영역의 빈칸 추론 문제, 수리영역의 단원 통합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런 문제는 EBS 교재보다는 해당 문제만을 모아 놓은 별도의 교재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 해도 EBS는 일종의 보험과 같다.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의 경우 EBS로 지문을 미리 접해봤다면 독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은 EBS에 수록된 지문을 일람해 두는 것이 좋다. 또 두 번의 모의평가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던 EBS 파이널 모의고사와 연계될 확률이 가장 높으므로, 각 영역을 모두 풀면서 실전감각을 기르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EBS만으로 수능 준비의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학생 입장에서 바라보면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수능, EBS를 슬기롭게 활용하는 지혜를 가지자. 더불어 수험생들은 EBS를 참고하되 의존하고 맹신해선 안 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신원근 진학사 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