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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한국, 또 세상을 앞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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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3.5세대 휴대전화기인 HSDPA폰을 거의 동시에 개발했다.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고속하향 패킷 접속)폰은 고속으로 이동하면서 상대방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고 동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HSDPA폰과 관련 장비 일체를 10일 독일에서 열리는 정보통신전시회인 '세빗'에서 공개 시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단말기를 자체 개발했지만, 관련 장비는 캐나다의 노텔사에 맡겼다. LG와 노텔은 무선통신 장비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LG전자는 4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텔연구소에서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SDPA 서비스는 3세대 이동통신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라 불린다. 2010년께 나올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와 3세대 서비스의 중간 개념이다.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최소 초당 100메가비트 이상의 전송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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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DPA 서비스는 초당 14.4메가비트 속도로 파일을 전송할 수 있어 기존의 3세대 휴대전화 서비스인 WCDMA(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보다 6배 정도 빠르다. WCDMA폰으로도 동영상 통화를 할 수 있지만 속도가 느려 음성과 영상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즉 음성이 전달되고 난 뒤 조금 있다가 입 모양이 바뀌는 식이다. 삼성과 LG 관계자는 "HSDPA폰은 이런 현상을 거의 해소했다"고 말했다.

또 속도가 6배 정도 빨라지면서 DVD급 고화질 동영상 파일을 내려받아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기 화면으로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내 손 안에 초소형 DVD 플레이어가 생기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분 만에 고화질 영화 한 편을 휴대전화기로 내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HSDPA폰을 노트북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연결하면 버스.지하철.고속철도 등에서도 집에서 하는 유선 인터넷처럼 고속으로 웹 서핑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여러 사람이 참가하는 동영상 회의도 가능해진다.

삼성과 LG의 제품은 기존의 3세대 이동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이미 3세대 이동통신을 서비스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내년에 HSDP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독일 지멘스 등 외국 업체들도 HSDPA폰과 장비의 시제품을 개발했다. 그러나 외국 업체가 개발한 시제품은 너무 커 아직 상용화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예상보다 HSDPA 시대가 빨리 올 것으로 보고 상용화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으로 장비를 국내외 통신 사업자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박문화 사장도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이 HSDPA폰과 장비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3세대에 이어 3.5세대 시장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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