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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뒷바라지에 한평생 폴란드 '대장금' 수녀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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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최근 기관 절개 수술을 받아 다시 입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그의 뒤에는 그림자처럼 보좌하며 일상생활을 챙겨 주는 폴란드 출신 수녀 다섯 명이 있다고 AFP통신이 1일 전했다.

이들은 외부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교황청 내에서는'교황을 지탱해 주는 기둥'으로 불린다.

교황이 폴란드 크라코프 교구에서 주교로 일하던 시절부터 거의 일생을 바쳐 뒷바라지해 왔다. '예수 성심의 종(The Servants of the Sacred Heart of Jesus)'수도회에 소속된 토비아나.게르마나.페르난다.마틸다.에우프로시아나 등이다.

게르마나 수녀는 뛰어난 요리솜씨로 바티칸의 귀빈 접대를 도맡는다. 주특기는 채소 파이다. 특히 시금치 파이는 고 산드로 페르티니 이탈리아 대통령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폴란드식 잉어 요리는 교황청 성탄절 전야 만찬의 단골 메뉴다.

교황의 폴란드 친구들이 바티칸을 찾아오면 폴란드식으로 요리한 피로슈키(빵 종류).파테(고기파이) 등을 대접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교황의 건강은 토비아나 수녀가 챙긴다.

주치의 레나토 부조네티 박사를 도와 병상을 지키고 있다. 눈빛만 보아도 교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정도로 노련한 의사다. 별명은 '교황의 그림자'다.

현재 교황이 입원한 게멜리병원 스위트룸에서 게르마나 수녀와 함께 머무르고 있다.

페르난다 수녀는 음식 재료를 책임진다. 늘 신선한 과일.채소.유제품 등이 떨어지지 않게 신경 쓴다. 의복은 마틸다 수녀가, 개인 서신을 처리하는 일은 에우프로시아나 수녀가 맡는다. 이들은 바쁜 와중에도 병자와 빈민 등을 위해 자선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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