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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국 브라스밴드 "탐라에서 만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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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북소리에 맞춰 금빛 나팔로 연주하는 행진곡 없이 시가 퍼레이드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따분하다. 화려한 장식이 달린 유니폼과 모자에 번쩍이는 부츠를 신고 악기를 연주하는 브라스 밴드는 퍼레이드의 활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브라스밴드는 실내 콘서트 무대나 시가 행진 외에도 넓은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도 볼 수 있다. 전국체전이나 월드컵 경기 개막 식전행사, 프로 축구의 하프 타임이나 기업체의 운동회 등 각종 이벤트에 출연해 흥을 돋우는 '마칭 쇼 밴드'다. 미국에선 슈퍼보울 등 미식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세계 마칭쇼 밴드 연맹(WAMSB) 주최로 매년 열리고 있는 '세계 마칭 쇼 밴드 챔피언십'이 2006년 8월 12~15일 제주에서 열린다. 캐나다 캘거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WAMSB의 로버트 에클런드 회장이 지난달 26일 제주를 방문, 김영훈 제주시장과 음악 관계자들을 만나 유치 조인식을 했다. 에클런드 회장은 "'세계 평화의 섬'에서 열리는 만큼 이번 대회의 주제도'청소년 음악을 통한 세계 평화'로 정했다"며 "한국의 전통 취타대와 함께 제주의 풍물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영훈 제주시장은 "마칭쇼 경연은 한라체육관, 퍼레이드 부문은 제주종합경기장 야구장에서 벌어지고 대회 마지막 날인 광복절에는 시가 행진을 펼친다"며 "제주국제관악제의 성공으로 이번 행사를 유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유치한 한국마칭밴드연맹(회장 김영방)과 제주시에서는 25개국 출신 60여개팀 5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마칭 쇼 밴드 챔피언십 대회는 1996년부터 캘거리.런던.시드니를 거쳐 독일 포츠담, 일본 시바, 이탈리아 몬차, 영국 본머스에서 열렸고 올해는 브라질 다우바테서 열린다. WAMSB가 국제 대회 성적을 기초로 해마다 세계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일본팀이 1~5위와 8위를 달리고 있고 미국.캐나다.태국도 10위권 내에 들어 있다.

◆ 마칭 쇼 밴드=연주는 물론 행진을 하면서 넓은 공간에서 펼치는 '관악의 꽃'. 음악과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대형을 만들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서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고 건전한 방향으로 젊음을 발산시켜 주기 위해 국가 시책으로 장려했다. 국내에서는 줄여서'마칭 밴드'라고 쓰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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