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개방형 야구장’신축 속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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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TV보면 창피해서 말도 안 나온다. 전국 최고의 4만석 규모 야구장을 건설하라.’(홍성배)

 ‘(대구시가)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민자유치나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니 안타깝다.’(정상훈)

 대구시 인터넷 홈페이지 ‘시민광장’에 오른 시민 반응이다. 지역 연고 프로 야구팀인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새 야구장 건립 요구가 거세다. 네티즌들은 낡은 야구장에 대해 “창피하다”“한심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야구장 신축을 서두르고 있다. 대구시 임동현 생활체육담당은 19일 “민간자본을 유치해 돔 야구장을 건립키로 했으나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대구시의 예산을 투입해 개방형 야구장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이달 중 도시계획·건축·교통·체육계 인사 16명으로 ‘대구 야구장 건립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거론된 야구장 후보지를 방문해 접근성·부지 규모 등 입지 여건을 실사한 뒤 예정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야구장 후보지는 수성구 삼덕동 대구스타디움 옆 체육공원과 수성구 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 주변, 두류공원 야구장 등 세 곳이다. 이 가운데 접근성이 뛰어난 대공원역 주변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일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어서 해제절차가 필요하다. 두류공원 야구장은 접근성은 우수하지만 소음으로 주변 주택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체육공원은 지하철역과 2㎞ 가량 떨어져 접근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는 야구장 건설비를 1200억원(2만5000석 기준) 정도로 잡고 있다. 돔 구장 건설비 2500억원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개방형 야구장을 지을 때 지원되는 국비 30%에 대구시 예산과 민간자본을 절반씩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삼성 측과 비용 분담 문제를 협의중이다.

 북구 고성동에 있는 대구야구장은 1948년 지어진 노후시설로 1만석 규모의 소형 구장이다. 프로야구 출범을 앞두고 81년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했지만 시설이 낡아 안전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2006년 안전진단에서 철거가 요구되는 E등급을 받았으나 3루 쪽 더그아웃 슬래브에 철제 빔을 대 계속 사용하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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