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KS] 형님들의 힘 … 몸 다 만든 SK 기싸움서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SK가 한국시리즈 첫판에서 웃었다.

 SK는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을 9-5로 꺾고 먼저 1승을 챙겼다. 올해로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SK가 1차전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김재현의 재역전 결승타와 박정권의 쐐기 홈런 등에 힘입어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해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2차전은 1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양 팀은 각각 이승호(SK·배번 37번)와 차우찬(삼성)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 박정권이 6회 말 승리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날린 후 오른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박정권은 삼성 우완 이우선의 130㎞짜리 몸쪽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홈런포였다. [인천=연합뉴스]

 ◆SK 실전 감각 ‘OK’=SK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은 빗나갔다. 정규시즌 종료 뒤 20일 가까이 쉬며 컨디션을 조절한 SK 타자들은 이날 삼성보다 6개 많은 11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5회 3점, 6회 4점을 몰아내며 특유의 타선 응집력도 과시했다.

 승부처에서 박재홍과 김재현, 두 베테랑 타자의 관록이 빛났다. 5회 초 2-3으로 역전당한 SK는 곧 이은 5회 말 대타 박재홍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들고 김재현이 2타점 좌전 안타를 날려 5-3 재역전에 성공했다. 2안타·3타점을 올린 김재현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6-4로 앞선 6회에는 박정권의 투런 아치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또다시 불펜 싸움=SK는 선발투수 김광현의 갑작스러운 난조로 경기 중반 승부를 어렵게 풀어갔다. 김광현은 이날 1회 2번 타자 김상수부터 3회 선두 7번 타자 강봉규까지 여섯 타자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타자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그러나 5회 초 선두 진갑용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흔들리기 시작해 결국 3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물러났다.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갈렸다. SK는 두 번째 투수 정우람이 5회 2사 만루 위기를 막아낸 뒤 정대현-전병두-송은범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삼성은 3-2로 앞선 5회 선발 레딩에 이어 권혁-권오준-오승환을 잇따라 등판시켰으나 재역전을 막지는 못했다.

 ◆삼성 아쉬운 수비 실수=두산과 플레이오프(PO)에서 5차전까지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삼성 선수들은 경기 초반 수비에서 잇따라 실수가 나왔다.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1회 말 포수 진갑용이 레딩의 공을 놓쳐 정근우에게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유격수 김상수가 박정권의 강한 땅볼을 잡지 못해 1사 1, 3루가 된 뒤 이호준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내줬다. 3회 무사 1루에서도 투수 레딩의 견제 악송구로 주자를 2루로 보낸 뒤 1사 1, 3루에서 박정권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더 내줬다. 실책이 없었다면 안 줘도 될 점수였다. 

인천=신화섭 기자


양 감독 말

◆SK 김성근 감독=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을 우려했는데 다행히 1회부터 잘 풀렸다. 선발 김광현이 5회에 강판됐지만 삼성의 흐름을 잘 막아준 게 우리에게 힘이 됐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정우람이 2-3으로 역전된 상황에서 잘 지켰다. 올해는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 홈에서 2승을 해야겠다. 2차전부터 승부를 걸까 하다가 1차전에 올인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풀렸다.

◆삼성 선동열 감독=졌지만 예상보다 잘 싸웠다. 1, 3회에 실책으로 쉽게 실점한 것이 아쉽다. 5회 역전하고 승기를 잡고 싶어서 투수 교체를 굉장히 빠르게 가져갔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못했다. 내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 권혁이 계산대로 좌타자를 막아줬다면 투수 교체 타이밍이 달라졌을 것이다. 타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오늘 경기 패배는 전적으로 감독 잘못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