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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화제] '절약 총장' 부산가톨릭대 손삼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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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학의 생존 경쟁이 치열한 때 아낄 수 있는 건 뭐든지 아껴야죠."

부산가톨릭대 손삼석(50) 총장은 전용 기사도 수행 비서도 없다.사무실엔 여비서 혼자 뿐이다.2001년 3월 취임한 이후 '절약 총장'의 모습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총장 차량도 대학 공용인 2000㏄급 르노삼성 'SM5'이다. 손 총장은 "SM5만 해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손 총장은 "선진국 대학 총장이나 국회의원들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며 "총장 자리는 대학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하는 명예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사무실에는 여비서 1명만 근무, 일정 관리.회의 통보.전화 응대 등의 일을 맡고 있다.

손 총장은 "보통 재학생이 6000명을 넘어야 대학을 꾸려가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부산가톨릭대는 재학생이 4000명 수준이어서 인건비 등 비용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그는 학교 승합차 기사에게 인쇄일도 맡기는 등 1인 2역을 하도록 하고, 직원들에게 전기와 물을 아끼라고 교육한다.

손 총장은 외부 약속.행사가 없으면 구내식당에서 교직원들과 함께 2500원짜리 점심 식사를 한다.

판공비도 줄이고 식사 시간 교직원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더 들을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발전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외부 활동은 적극적이다.

지난해 7월 완공한 기숙사(수용인원 192명)는 재단기금 10억원, 외부 기부 20억원으로 지었다.

2002년 9월에는 기업인.자영업자.공무원.교육계 인사 등 500여명으로 대학발전협의회를 구성하는데 앞장섰다. 이 협의회는 매 학기 40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시민을 대상으로 책 모으기 운동을 벌여 확보한 1만3000여권으로 도서관을 살찌우기도 했다.

근검절약이 몸에 뱄지만 학생과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쓴다. 1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6월 신관을 지었고, 보건과학관을 리모델링중이다.

손 총장은 "대학을 위해 열심히 일한 총장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남은 임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정용백 기자<chungyb@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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