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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 엎친 데 설립자 집안싸움 덮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청주대를 소유하고 있는 충북 청주의 대표적 사학 청석학원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설립자 후손간 세력다툼에 노조의 총파업, 수십억원 정부지원금 반납이 한꺼번에 겹쳤다.

12일 청석학원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청주대는 최근 부속기관인 어학교육원 강사 43명을 전임교원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교원 확보율을 부풀려 정부지원금을 받아냈다 교과부 감사에 적발됐다.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에 편법을 써 지원했다 들통이 난 것이다. 교과부는 12일까지 지원금 37억2400만원을 반납하라고 통보했지만 청주대는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강사들이 전임교원의 기준을 충족하는 만큼 교과부의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주대는 2011년 대학교육역량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내부갈등도 심각하다. 행정직원 130여 명으로 구성된 청주대 노조는 1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학교 측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노조는 전임자 임금 지급, 김윤배 총장의 독단적인 학교운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위원회 중재에 따라 18일까지 양측의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원 설립의 한 축인 석정계 후손들이 김 총장의 학원 운영을 비판하고 나서는 등 집안싸움도 벌어질 조짐이다. 청석학원은 1924년 청암 김원근, 석정 김영근 형제가 함께 세웠지만 현재 학원 이사진에는 청암계 후손들만 참여하고 있다. 석정계가 2006년, 2009년 등 여러 차례 이사회 참여를 요구했지만 청암계는 번번이 거부했다. 청암계는 후손인 김준철씨가 청석학원 2·4대 이사장과 청주대 3대 총장을 지냈고 청암의 손자이자 김 전 총장의 아들인 김윤배씨는 2001년부터 청주대 총장(3선)으로 일하고 있다. 석정계의 한 후손은 “후손들이 학원 운영에 참여하도록 정관까지 만들었지만 청암계가 이사회 진입을 막고 있다. (김 총장의)독단적인 운영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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