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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데뷔식] 비판 기사 쓴 ‘블랙리스트’ 기자들도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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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식 장면은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과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의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북한 당국은 또 AP와 로이터 등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 현장 취재를 허용했다. 해외 취재단의 명단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80여 명의 외신 기자가 열병식을 취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열병식이 진행된 김일성광장 주변에는 인터넷 회선이 깔린 프레스센터까지 설치됐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의 공영라디오방송(NPR)에 따르면 8일 북한이 외국 언론인들에게 비자를 발급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베이징 북한 대사관에 수십 명의 외신기자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비자는 제때에 나왔으며, 심지어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써 북한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기자들에게도 비자가 발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규모 외신 보도진의 입국과 현장 취재를 허용하고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CNN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의 열병식 생중계 영상을 내보내면서 열병식장인 평양 김일성광장에 나가 있는 자사 기자의 현장 리포트를 방송했다. AP 통신은 창당 행사 관련 기사에서 이준희 서울지국장과 사진기자가 이번 행사에 초청받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북한 당국이 “외국 취재진에게 경호원을 따라 붙이고 (허용된 장소 이외에서의) 사진과 영상 촬영을 엄격히 통제했다”고 전했지만, 자사 기자가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하는 도중 촬영한 도로 주변의 사진을 기사와 함께 실었다. 일본의 민방 니혼TV는 북한 당국이 외국언론에 열병식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평양에서 현지 분위기를 생중계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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