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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까지 포함 땐 11명, 중국 출생 외국인도 3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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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호 03면

9일 오후 중국 최대의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인 시나닷컴(sina.com)의 웨이보(微博)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는 노벨 평화상을 탄 ‘류샤오보(劉曉波)’란 이름이 없었다. 가장 많은 인기검색어는 직장생활, 하이난섬 폭우 피해, 국경절 휴가 순이었다.

중국계 인사들의 노벨상 인연과 악연

검색창에 ‘류샤오보’를 쳐 넣어도 같은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들이 대여섯 명 나왔을 뿐 기자가 찾으려던 ‘그’가 아니었다. ‘노벨 평화상’을 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누군가 사이버 공간을 청소한 것처럼 썰렁했다. 이번에는 직접 ‘중국인이 노벨 평화상 탄 것을 축하한다’는 글을 띄웠지만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았다. 보통 때면 1분도 안 돼 7~8개의 댓글이 달렸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 ‘류샤오보 노벨상 파장’에 중국 당국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거꾸로 말해주는 사례다.

국적별로 노벨상 수상자를 따지자면 중국 국적자로는 류샤오보가 처음이다. 하지만 ‘중국계’로 치면 열 번째다. 티베트 독립운동을 펼쳐온 달라이 라마까지 넣으면 11번째다. 류사오보에 대한 수상 발표 전까지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노벨상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올해도 중국인 노벨상 수상자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왜 ‘중국인’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느냐”고 개탄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는 중국 영토’라고 보면서도 눈엣가시 같은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는 사실상 ‘중국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노벨위원회 웹사이트는 달라이 라마의 국적을 ‘티베트’라고 표기하고 있다.

류샤오보 이전에 노벨상을 탄 중국계 사람들은 미국 시민권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부문별로는 물리학상 다음으로 화학상이 많다. 그중 눈에 띄는 이는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맡고 있는 스티븐 추다. 그가 장관이 되었을 때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면에 그의 사진과 함께 ‘중국계인 추 장관이 중·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 기사를 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모가 중국계이지만 중국어를 전혀 못한다. <위 표 참조>

대만 출신으로 1986년 노벨 화학상을 탄 리위안저는 2000년 총통선거 때 천수이볜에 대한 공개 지지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한때 행정원장(총리 격) 자리를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 그 역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가 94년 대만 중앙연구원(국립과학원 격) 원장에 임명되면서야 대만 국적을 회복했다.

중국계는 아니지만 중국에서 태어나 노벨상을 수상한 외국인도 적지 않다. 이번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일본인 과학자 네기시 에이이치 교수가 창춘 태생(1935년)이다. 또 1920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스위스계 미국인 에드먼드 피셔가 노벨 의학상(92년)을, 그리고 1902년 샤먼에서 태어난 미국인 월터 브래튼이 노벨 물리학상(56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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