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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세계적 교육 기업 HMH 오캘리건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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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달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세계 교육·출판업계의 이목을 끄는 실험이 시작됐다. 샌프란시스코·롱비치 등 4개 학군 8학년(한국의 중학 2년) 학생 400명을 상대로,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이용한 양방향 대수학(代數學) 수업을 1년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프로젝트는 미국의 초·중등 교재 전문업체인 ‘호튼 미플린 하코트(HMH)’가 주관한다.

이 회사의 배리 오캘리건(40·사진) 회장이 최근 방한했다. 교보문고·에이플러스·YBM시사 등 국내 13개 교육·출판 업체와 제휴 건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그의 손엔 아이패드가 쥐여 있었다. 화면을 가볍게 건드려 대수학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을 구동했다. 방정식 문제를 클릭하자 미국의 ‘스타 수학강사’라는 에드워드 버거 윌리엄칼리지 교수의 동영상이 떴다. 문제풀이를 위한 힌트, 배경 지식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화면의 마이크 모양을 클릭하니 녹음 모드가 됐다. 질문을 녹음해 무선인터넷망으로 교사에게 바로 보낼 수 있었다.

오캘리건 회장은 이 밖에도 “과제·수업·평가·주석 등 내용을 교사·학생·학부모가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보를 분석해 학생의 취약점과 그에 맞는 교수법, 학습 계획을 맞춤식으로 제시한다. 오캘리건 회장은 “부자 부모이건 아니건, 자녀가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인터넷 접속은 평등하다”며 “정보기술(IT)이야말로 교육 평등과 공교육 강화를 이룰 열쇠”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캘리건 회장과의 일문일답.

-아이패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지루한 수학 시간이 재미있어졌다고들 한다. 애니메이션과 그래픽이 풍부하고 문제풀이를 게임하듯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방이 가벼워져 좋다는 의견도 많다. 머지않아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 한 대만 들고 등교하는 모습을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통 교과서를 만들던 출판사가 정보통신(IT) 교육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는데.

“이는 2006년 아일랜드의 교육 소프트웨어 업체 ‘리버디프’와 합병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나는 ‘합병당한’ 리버디프의 최고경영자(CEO)였지만 IT와 재무 분야(모건스탠리 근무) 전문성을 인정받아 총괄 CEO가 됐다. 다른 전통 산업과 마찬가지로 교육도 IT에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 비용 절감뿐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교육은 보수적인 영역이다. 학교 현장에 IT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미국은 2005년부터 학교 수업에 IT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IT 없이는 공교육 혁신도 불가능하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이번 아이패드 실험도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이뤄졌다.”

이나리 기자

◆호튼 미플린 하코트(HMH)=1832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 교과서 시장의 50%, 세계 영어교재 시장의 60%를 장악했다. 지난해 연매출이 25억 달러(약 2조8300억원)에 달하는 세계적 교육 솔루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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