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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30만 포기 사들여 시중가격 70%로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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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배추값 폭등세를 잡기 위해 서울시가 배추 30만 포기(약 1000t)를 시중가의 70%로 16개 전통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의 윤덕인 농산물류팀장은 3일 “배추 한 포기의 소비자가가 1만원 정도인데 전통시장에서 7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락동농수산물 시장에서는 최근 배추 3포기가 들어 있는 한 망당 1만6000~1만8000원에 경매됐다. 서울시는 이 가격에 배추를 구입한 뒤 운송비 등을 부담해 전통시장에서 시중가보다 30% 정도 싼 가격에 유통되도록 할 방침이다. 배추 30만 포기의 구입가와 판매가 간의 차액, 운송비 등을 합쳐 4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서 채소 가격 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서울시는 매일 30~40t의 배추를 구입해 공급한다. 첫날인 5일에는 중랑구 우림시장과 관악구 신원시장에, 6일에는 종로구 통인시장과 양천구 신영시장에서 판매한다. 또 송파구 석촌골목시장, 성동구 뚝도시장, 강동구 둔촌역 재래시장, 양천구 경창시장, 양천구 목3동시장, 성북구 돈안제일시장, 금천구 남문시장, 마포구 공덕시장,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중랑구 동원골목시장, 노원구 공릉도깨비시장에도 공급한다.

이에 대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한 경매인은 “배추 1000t은 가락시장 하루 평균 반입 물량인 370t의 3배”라면서 “서울시가 배추를 대량으로 구입할 경우 대형마트 등으로 가는 배추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유통업체들은 중국산 배추 수입을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수입한 배추를 8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43개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1포기에 2500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롯데마트를 포함한 5개 민간 업체가 4일까지 216t의 배추를 수입해 통관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중국산 배추를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중국 산둥성 외에 지린·랴오닝·헤이룽장 등 동북 3성과 허베이성에서 김치용 배추와 무를 사들일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과 날씨가 비슷한 중국도 고랭지 채소 출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어서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장 배추와 무가 국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는 20일까지 충분한 양이 수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김장 무·배추 출하기 전까지 국내 시장 부족분은 1만 2000t에 이른다.

◆농식품부 무 대신 배추 수입=농식품부는 중국에서 무 50t을 수입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같은 물량을 배추로 바꿔 들여오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김장철 채소류 수급안정대책’을 1일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배추 100t, 무 50t을 수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aT가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들여오려던 무가 단무지용이어서 국내 김치 대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무 50t 수입 계획을 배추로 대체키로 했다. aT는 3일 현재 배추 160t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량은 13일 국내에 도착한다. 한편 시중의 배추와 무 가격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배추 소매 가격은 상품 한 포기에 1만 2011원으로 전날과 차이가 없었다. 무는 상품 한 개에 3868원으로 3.3%(122원)가량 올랐다.

최현철·장정훈·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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